LG복지재단은 이천 화재 현장에서 마지막까지 환자를 돌보다 숨진 고(故) 현은경(50·사진) 간호사에게 LG 의인상을 수여했다고 10일 밝혔다.
고인은 지난 8월 5일 근무 중인 병원이 입주한 4층짜리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하자 동료 의료진과 함께 환자들 대피를 돕다가 목숨을 잃었다.
당시 3층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해 유독가스와 연기가 4층 신장 투석 전문 병원을 덮쳤다. 병원에는 환자 33명이 진료를 기다리거나 투석을 받고 있었다. 현씨를 비롯한 의료진 등 10여 명은 거동이 불편한 환자를 대피시키고 구호 조치를 했다.
현씨는 환자들이 무사히 대피하도록 마지막까지 도왔으나 정작 본인은 빠져나오지 못했다.
현씨의 살신성인이 알려지면서 대한간호협회는 온라인 추모관을 개설했다. 추모관 웹페이지에는 현씨의 사명감과 희생 정신을 기리는 추모 글 3000여 건이 게재됐다.
현씨 딸은 "어머니는 15년 동안 이 병원에서 근무해 수간호사를 맡을 수 있었는데도 평간호사로 남아 궂은 일을 도맡아 해왔다"며 "평소 환자들과도 가까이 지내며 제게도 간호학과 진학을 권유하실 만큼 자부심이 크셨다"고 회고했다.
현씨 배우자는 "아내가 돌보던 환자들이 빈소에 와 고마움을 표해 주셨다"며 "아내가 환자들로부터 존경을 많이 받은 것 같아 마음이 더 아팠다"고 전했다.
LG 관계자는 "간호사로서 평생 선행을 실천하고 마지막 순간까지 환자를 돕다 돌아가신 고인의 숭고한 책임 의식과 희생 정신을 기리기 위해 의인으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LG 의인상은 사회 정의를 위해 스스로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한다는 고 구본무 회장의 뜻을 담아 2015년 제정됐다.
구광모 LG 대표이사 회장이 취임한 2018년 이후에는 사회 곳곳에서 묵묵히 봉사와 선행을 실천하는 일반 시민으로 수상 범위를 확대했다. 현재까지 LG 의인상 수상자는 181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