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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경제

주택시장 침체에 도미노 한파…가구·인테리어 시장도 얼어붙었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김아령 기자
2022-11-08 08:30:38

작년 코로나 '집콕' 수혜 누리다 부동산 거래 급감으로 상황 역전

금리인상에 집값 추가하락·고환율 따른 원자재값 상승 등 겹악재

1위 한샘도 3분기 136억 적자·주가 반토막… B2C 매출 회복 관건

주택시장 침체로 거래량이 급감하면서 가구·인테리어 업계가 직격탄을 맞았다. 금리 인상과 집값 추가 하락 우려로 주택 매매가 역대급으로 얼어붙으면서 가구·인테리어 산업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한샘을 비롯한 현대리바트, 신세계까사의 하반기 실적이 우려되는 상황이다.[사진=아주경제DB]


[이코노믹데일리] 주택시장 침체로 거래량이 급감하면서 가구·인테리어 업계가 직격탄을 맞았다. 고금리·고물가 영향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 매출이 크게 줄은 탓이다. 가구·인테리어 시장의 상승세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꺾였고 가구업계 1위 한샘을 비롯한 경쟁업체의 실적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단기간 실적 호전이 어려워 4분기 업황 개선이 불투명한 가운데 업체들이 자구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 주택 매매량 ‘역대 최저’…인테리어 특수 ‘옛말’
 
금리 인상과 집값 추가 하락 우려로 주택 매매가 역대급으로 얼어붙으면서 가구·인테리어 산업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해까지 코로나19에 따른 집콕 수혜 등으로 업황이 좋았으나 부동산 침체 직격탄을 맞으면서 상황이 역전됐다. 실제 서울 아파트 매매량은 지난 9월 900건에도 못 미치며 한 달 만에 역대 최저치를 새로 썼고 미분양은 한 달 새 27% 늘었다.
 
국토교통부 조사를 보면 올해 9월까지 전국의 주택 매매량은 총 41만7794건으로 지난해보다 49.0%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9월 한 달간 주택 거래량은 3만2403건으로 1년 전보다 60.3% 줄었다. 1∼9월 누적 거래량을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은 16만7057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58.2% 감소했고 지방은 25만737건으로 40.2% 줄어 수도권의 감소 폭이 더 컸다.
 
9월 한 달 기준으로는 아파트 매매량이 전국 1만8028건으로 작년 동기보다 67.3% 급감했다. 특히 서울 아파트 매매량은 856건에 그쳐 1년 새 77.9%나 줄었다. 이는 2006년 1월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후 최저치다. 9월 수도권 아파트 매매량은 5115건으로 75.7% 감소했다.
 
미분양 물량도 계속해서 늘고 있다. 지난 9월 말 기준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4만1604호로 전월보다 27.1%(8882호) 증가했다. 미분양이 이렇게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은 2015년 11월(전월 대비 54.3% 증가) 이후 6년 10개월 만에 처음이다.
 
향후 전망도 어둡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움직임에 맞춰 한국은행도 추가로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우리나라 주택시장 침체가 가속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부동산 대출 규제 완화 정책을 발표했지만, 금리가 상승하고 있는 상황에서 부동산 경기 반등을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가구 인테리어 수요가 감소하면서 한샘은 올 3분기 13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 적자 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4773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0.9% 감소했다. 주력인 홈리모델링과 홈퍼니싱 매출이 뒷걸음 친 결과다.
 
앞서 지난 1분기에는 쇼크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고, 2분기에도 부진한 성적을 받았다. 2분기 매출액은 5002억원, 영업이익은 22억원으로 각각 작년 대비 12.0%, 92.2% 감소했다. 주가도 하락길을 걷고 있다. 연초 9만원을 웃돌던 한샘 주가는 최근 4만원대 수준까지 떨어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샘의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50% 이상 급락했다.
 
이달 3분기 실적 공개를 앞둔 현대리바트와 신세계까사 역시 상황은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리바트의 3분기 영업이익은 8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0% 이상 감소한 수치다. 현대리바트는 지난 2분기에도 2억860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당시 건설사 특판·자재 판매(B2B) 부문 매출 감소 영향이 컸다. 이번 3분기 실적도 B2B 부문의 성적이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
 
또 지난해부터 매장을 폭발적으로 늘려온 신세계까사도 매출 확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신세계까사는 올 2분기 매출 678억원, 영업손실 42억원을 봤다. 지난해 2분기보다 매출은 40.5% 늘었지만 영업손실을 보며 적자를 이어갔다. 신세계까사는 신세계그룹 내 계열사에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외형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나, 아직까지 수익성에는 물음표가 달려있다.

고환율에 따른 원자재 가격 부담도 악재다. 최근 글로벌 목재 가격은 하락세지만 고환율에 이 같은 '하락' 효과를 못 보고 있다. 여기에 가구 제조, 인테리어에 쓰이는 다른 부자재들의 가격은 여전히 오름세다. 파티클보드(PB), 폴리염화비닐(PVC) 등의 가격이 지난해보다 많게는 70%까지 급등했다. 계속 높은 가격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악순환을 끊어내기 위해서는 B2C 중심의 톱라인 회복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가을철 이사, 신축 아파트 입주 세대 수요를 동반해 B2C 홈퍼니싱 매출부터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성수기 4분기도 실적 ‘먹구름’…자구책 마련 집중

가구업계 성수기로 꼽히는 4분기에도 실적이 개선될 여지가 크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사 수요가 회복되지 않는 한 리모델링, 홈퍼니싱 시장이 활성화되기는 어렵다. 이에 한샘·현대리바트·신세계까사는 장기적으로 부동산 시장 등 거시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고민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한샘은 실적 반등을 위해 리모델링 서비스 강화에 힘을 싣고 있다. 한샘은 상담부터 시공, 사후관리(AS) 등 리모델링 전 과정에 걸친 ‘무한책임 솔루션’을 도입했다. 업계 최초로 전국 단위의 리모델링 직접 시공 시스템을 구축하고 1년간 무상 AS를 보증하는 것이 골자다. 4분기에는 공간 별로 리모델링을 실시하는 부분 공사 상품을 대거 선보일 계획이다.
 
주요 투자자인 롯데그룹과의 협업도 강화한다. 롯데는 지난해 9월 IMM PE가 한샘 인수를 위해 세운 특수목적법인(SPC)에 투자하면서 가구 시장에 뛰어들었다. 한샘은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등 롯데 유통 채널에 지난해에만 13개 매장을 잇따라 오픈했다. 올 초에는 롯데마트 맥스 상무점에 ‘한샘리하우스’를 입점시키고 가전과 리빙 제품을 함께 전시하는 양사의 협력 매장을 처음 선보였다.
 
한샘은 미래 투자 재원 확보 마련을 위해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본사 매각을 검토 중이다. 한샘은 상암동 사옥을 지난 2017년 팬택으로부터 1485억원에 매입했다. 한샘이 희망하는 매각가는 3700억원대 안팎으로 알려졌다. 매각이 성사될 경우 약 2200억 수준의 차익을 실현할 것으로 관측된다.
 
온라인 사업 강화에도 박차를 가한다. 2023년 1분기를 목표로 가구판매 중심의 한샘몰과 시공상품판매 중심의 한샘닷컴을 통합한 플랫폼 출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를 위해 한샘은 지난 6월 IT부문 인력 채용을 실시하는 등 연구개발에 투자했다.
 
경쟁업체인 현대리바트는 ‘프리미엄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매트리스, 소파 등 고가 제품을 판매로 객단가를 높이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현대리바트는 지난 2020년 전담 부서인 ‘크리에이티브랩’을 신설해 약 2년 간 글로벌 아티스트 협업 프로젝트를 준비해왔다. 크리에이티브랩은 가구 디자이너·엔지니어·생산 전문가·MD 등 약 20여 명의 분야별 가구 개발 전문가로 구성돼 운영됐다.
 
현대리바트는 토탈 인테리어 유통망 확대에 나선다. 지난 상반기에 선보인 토탈 인테리어 브랜드 ‘리바트 집테리어’가 대표적이다. 집테리어는 제품 상담, 컨설팅, 구매, 시공 등의 서비스를 한번에 제공하는 토탈 인테리어 전시장이다. 백화점과 아웃렛 주요 점포에 전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리바트는 지난 7월 문을 연 ‘리바트토탈 천호’를 시작으로 연내에 현대백화점 판교점과 목동점,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등에서 전시장 6곳을 추가로 열 예정이다. 부산·대전·광주 등 전국 직영 전시장 12곳도 전면 리뉴얼해 플래그십 스토어로 운영하고 대리점도 300여개로 늘리는 등 영업망 확대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신세계까사는 가구 업계에서 후발주자로 꼽히는 만큼 외형 확대에 계속해서 힘을 주고 있다. 전시장과 결합한 매장을 선보이는 등 집객력 극대화에 나서고 있다. 지난 2분기 기준 신세계까사는 105곳의 매장(직영점 77개·대리점 28개)을 보유하고 있다. 전 분기 8개의 매장을 늘렸다. 신세계까사는 올해 오프라인 매장만 총 12곳 이상 추가 확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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