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국내 수입자동차 업계에서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명가'로 손꼽히는 볼보자동차와 지프의 2022년도 희비가 극명하게 갈렸다. 볼보차는 4년 연속 1만대 클럽을 수성한 반면 지프는 1년 만에 1만대 클럽에서 다시 멀어졌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11월 볼보차코리아의 국내 판매량은 1만2618대로 나타났다. 2019년에 처음으로 수입차의 성공 척도라 여겨지는 연간 판매 1만대를 돌파한 이후 올해까지 4년 연속 1만대 클럽을 지켜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소속 수입차 25개 브랜드 중 11월까지 1만대 넘게 판매한 곳은 BMW,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폭스바겐, 볼보차, 미니 등 6곳에 불과하다.
볼보차 코리아는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조용한 강자'로 통한다.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판매 대수에서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화려하진 않지만 꾸준히 성장해왔다. 또 지난달에는 1987년 국내 진출 이후 35년 만에 누적 국내 판매 10만1079대를 달성하며 '10만대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볼보차의 인기를 이끌고 있는 라인업은 바로 '90 클러스터'다. 고급 세단 모델인 'S90'은 11월까지 3878대가 팔렸고, 대형 SUV 'XC90'은 1891대, 대형 크로스컨트리 'V90'은 254대 팔렸다. '90 클러스터' 3종이 볼보차 올해 1∼11월 전체 판매량의 47.7%(6023대)를 책임지며 1만대 클럽 수성에 큰 도움을 줬다.
볼보차 코리아 관계자는 "S90과 XC90 모두 올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이 출시되면서 소비자 선택지가 넓어졌다"며 "내년에는 90 클러스터 뿐 아니라 중형급에서도 독일 3사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프는 올해 계속된 판매 부진으로 1만대 클럽 진입에 실패했다. 지프는 지난해 완성차 1만449대를 판매하며 2년 만에 판매량이 1만대를 넘어섰다. 그러나 올해 들어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30% 감소한 6593대로 집계됐다.
지프의 판매 부진 이유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등 외부적인 요인도 있지만 열악한 사후관리(A/S) 등 부실한 고객 케어 문제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업계 관계자들은 지프가 하루 빨리 부품 수급 문제와 서비스센터 운영 시간, 지점 개수 등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제이크 아우만 스텔란티스 코리아 사장도 해당 문제를 인지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진행됐던 지프캠프 행사에서 "지프 브랜드가 수입차 업계 내에서 A/S 부문이 취약하다는 지적은 인정한다"며 개선을 약속한 바 있다.
현재 지프는 변화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오는 2024년까지 총 12개 지역에 새로운 거점을 추가하고 총 30개 전시장과 27개 서비스센터로 지프 전용 인프라를 확장할 계획이다.
특히 지프는 지난 8일 SUV '올 뉴 그랜드 체로키' 출시를 계기로 라인업 정비에 나섰다. 그랜드 체로키는 1992년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1세대를 공개한 이후 세대를 거듭하며 700개 이상의 상을 수상한 역대 최다 수상 SUV다. 올해를 마감하는 시점에 브랜드를 대표하는 시리즈의 신차를 출시해 내년 새로운 출발을 알린 것이다.
스텔란티스 코리아 관계자는 "그랜드 체로키 시리즈가 한층 치열해진 한국 럭셔리 SUV 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며 "신차 라인업 정비와 고객 케어 강화 등 단점을 보완해 내년에는 반드시 1만대 클럽에 재진입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