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잡지 포춘이 선정, 발표한 2022년 글로벌 500대 기업(글로벌 500) 목록에 따르면 미·중 기업을 합친 비중이 전체의 52%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기업이 136개(27.2%)로 가장 많았고 미국 기업은 124개로 그 뒤를 이었다.
일본 기업은 47곳이 포함됐고 독일 기업과 프랑스 기업은 각각 28개, 25개로 나타났다. 영국 기업은 18개로 그 뒤를 이었다. 한국 기업은 16개로 전체 비율로 따지면 3.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 분포에서도 한국 기업은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 포춘 글로벌 500은 △우주항공&국방 △의류 △에너지 △헬스케어 △산업재 △자동차&부품 △통신 등 21개 업종을 구분해 기업들의 업종별 분포도를 조사하고 있다.
올해는 미국 기업이 모두 19개 업종에 분포하는 등 가장 다양한 업종에 진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15개 업종에, 일본·프랑스는 각각 13개 업종에 진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한국 기업은 8개 업종에 진출해 있었다. 글로벌 500이 업종별 분류를 시작한 2015년 당시와 변동이 없는 상황이다. 전자·반도체, 금융, 자동차, 에너지 등 4대 업종에 12개 기업이 집중돼 있었던 반면 우주항공, 헬스케어 등 신사업에 진출한 기업은 전무했다.
한국 기업의 진출 업종이 한정적인 배경으로는 산업 특성상 여전히 수출 의존도가 높은 데다 적지 않은 규제로 인해 다소 경색돼 있는 시장 분위기 등이 꼽힌다. 타다나 우버 등 차량 공유 사업이 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원격 의료 등 신규 사업을 타진하면서 해외에 눈돌리는 기업도 적지 않다.
기업들이 다양한 업종에 진출할 수 있도록 기존 사업과 신산업 간 적극적인 중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유환익 전국경제인연합회 산업본부장은 “한국기업에 대한 높은 수준의 규제로 기존 산업에서의 경쟁력이 약화될 뿐만 아니라, 신산업 분야에서 성공하는 기업을 찾아보기 어려운 것은 매우 아쉬운 상황”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을 대표할 수 있는 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대기업에 대한 차별규제를 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