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엔데믹 전환에 발맞춰 ‘제2의 중국’이라 불리는 베트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영토 전쟁을 펼치고 있다. 일찌감치 현지의 문을 두드려온 롯데마트는 인지도와 점포 수 등 선두를 달리며 굳히기에 들어갔다. ‘후발주자’ 이마트는 앞서 베트남 사업에 어려움을 겪으며 현지 업체에 베트남 이마트 지분 100%를 매각하며 사업 철수 카드를 꺼내는 듯 싶었지만, 마스터프랜차이즈 형태로 사업 전개 방식을 바꾸면서 맹추격에 나섰다.
글로벌 사업 확장에 공을 들이던 롯데마트는 지난 2016년부터 동남아 지역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중국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새로운 활로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인구 6억 7000만명의 아세안 지역은 경제 성장이 가파르게 이어지면서 소비가 늘어나고 지속적인 한류 열풍으로 한국 상품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2030년까지 6%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는 베트남을 롯데의 차세대 해외사업 근거지로 키워나가겠다는 구상이다.
롯데마트는 지난 2008년 12월 국내 유통업체 최초로 베트남에 1호점 ‘남사이공점’을 시작으로 매장을 15개까지 늘리며 아세안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베트남 2호점인 푸토점은 최근 노후 시설을 교체하고 다양한 상품과 색다른 경험을 제공해 현지인이 찾는 핫플레이스로 재탄생시켰다. 쇼핑과 문화를 핵심으로 두며 현지 유명 맛집과 디저트 카페 유치에 공들였다. 2·3층에는 슈퍼마켓을 마련했다. 한국식 포장마차의 분위기를 현지 젊은 층에 어필하기 위해 세련된 이미지로 바꾸는 등 현지화 속에서 한국의 느낌을 잃지 않았다.
지난 해 베트남 중북부 빈(Vinh)시에서 문을 연 베트남 15호점 빈 점도 시 중심부에 위치해 핫플레이스로 각광받고 있다. 빈 점은 3층 구조 단독 건물로 영업면적만 약 4000평(1만3223㎡)에 달하는 대규모 매장이다. 주변 상권을 고려해 기존 점 대비 식품 비중을 10% 가량 늘린 그로서리 중심 매장을 구현했다. 한국 분식과 가공식품 등 K푸드 상품을 강화한 것도 특징이다.
특히 베트남은 냉장과 냉동 인프라 구축이 미비해 식품 40% 가량을 폐기하는 등 콜드체인 시스템이 완벽히 갖춰지지 않았다. 롯데마트는 이 기회를 잘 포착했다.
남사이공점은 1층에 있던 관광상품 매대를 2층으로 옮기고 1층에 델리 코너와 신선식품으로 변경했다. 베트남은 매운 맛의 거부감이 높지 않기에 한국 떡볶이와 라면 소비가 늘어나고 있다. 따라서 베트남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한식과 일식의 델리코너를 갖췄다.
델리는 단가가 높으며 수요가 많기에 한국 레시피를 그대로 들여와 판매하거나 다양화된 메뉴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롯데마트는 PB상품을 '프리미엄', '초이스엘', '세이브' 등 3단계로 나눠 판매한다. 실제로 베트남 롯데마트에서 PB 매출 비중은 약 13%며 종류는 1000여종이다. 롯데의 지난해 2분기 영업이익은 93억 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3분기 영업이익은 325억 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78.6% 증가했다.
롯데마트는 베트남 해외 법인으로 LOTTE VIETNAM SHOPPING JOINT STOCK COMPANY를 두고 있다. 베트남 유통 시장은 코로나 확산 시기에도 성장세를 기록했을 정도로 성장성이 뚜렷하다.
베트남 법인 관계자는 "리뉴얼을 통해 현지 고객들의 호응이 계속되고 있다"며 "필요한 부분은 철저히 하고 한국을 기대하고 오는 소비자를 위해 무언가를 갖추는 차별화"를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롯데는 하노이시 떠이혹 신도시 상업지구에 복합쇼핑몰 ‘롯데몰 하노이’를 오는 8월 정식개장하는 것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3300억원을 투자해 짓고 있는 ‘롯데몰 하노이’는 지하 2층~지상 23층, 연면적 약 35만㎡ 규모로 쇼핑몰과 영화관, 아쿠아리움, 호텔, 서비스레지던스, 오피스 등을 갖춘 복합 상업시설이다.
롯데는 쇼핑과 미식, 문화 콘텐츠 등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한국식 쇼핑몰을 구현하기 위해 K푸드 스트리트를 조성하는 한편, 어린이 직업체험 테마파크인 '키자니아'와 스포츠 테마파크 '챔피온 1250' 등 각종 체험 공간도 베트남 최초로 롯데몰 하노이에 들인다.
남부 호찌민 투티엠 지구에는 지하 5층~지상 60층 규모의 쇼핑몰 등 상업 시설과 함께 오피스, 호텔, 아파트로 구성된 대형 복합단지 개발을 추진한다.
총 사업비 9억 달러를 투자하는 건설과 유통 인프라가 총 집결된 스마트 단지 프로젝트다. 롯데가 가지고 있는 최첨단 스마트 기술과 유통 노하우를 접목해 베트남 최초의 최고급 스마트 단지로 완공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