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삼성전자가 지난해 실적 발표를 하루 앞둔 가운데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반도체 시장 한파 속에 감산을 통한 재고 조정에 나설 수 있다는 예상과 함께 인수·합병(M&A), 투자와 관련한 '깜짝 발표'에 대한 기대감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오는 31일 오전 콘퍼런스콜(전화회의)을 열고 2022년 4분기(10~12월)와 연간 확정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6일 발표한 잠정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 매출은 301조7700억원을 기록하며 300조 벽을 넘었다. 실제 매출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4분기 성적표는 글로벌 경기 침체와 소비 위축을 비롯해 각종 악재를 반영했다. 잠정치긴 하지만 매출은 70조원에 턱걸이로 올라섰고 영업이익은 4조3000억원에 그쳤다. 특히 영업이익은 직전 3분기(7~9월) 대비 60.4%, 전년(2021년) 동기 대비로는 69.0% 감소했다.
이날 콘퍼런스콜에서는 감산에 대한 입장과 설비 투자(CAPEX) 계획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 감소와 가격 하락, 재고 증가에 따라 실적 악화가 가시화하면 생산량을 줄이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삼성전자는 "인위적인 감산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반도체 감산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는 반도체 사업을 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영업이익이 지난 4분기 들어 큰 폭으로 하락이 예상돼서다. 증권가에선 DS부문이 올해 1분기 1조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할 수 있다는 비관론도 팽배하다. 메모리 반도체 세계 1위 기업으로서 '치킨 게임'을 각오했지만 대규모 손실을 두고 보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글로벌 기관·기업이 예측한 메모리 시장 전망도 암울하기만 하다.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는 올해 메모리 시장 규모는 지난해(1344억 달러·약 165조원)보다 17% 하락한다고 봤다.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1분기(1~3월) D램 평균판매가격(ASP)이 지난 4분기보다 최대 18%까지 떨어진다는 전망을 내놨다.
반도체를 뺀 나머지 사업도 영업이익 감소가 예상된다. 차량용 전기장치(전장) 부품과 네트워크 장비 등을 제외하고 가전과 모바일을 비롯한 모든 사업부가 부진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생산과 투자를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반전 카드를 꺼낼 가능성도 있다.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부회장)은 이달 초 기자간담회에서 "대형 M&A는 부품과 세트 두 부문에서 모두 가능성을 열어놓고 많이 보고 있다"고 밝혔다. 한 부회장은 당시 "조만간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