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에 따르면 국내 30대 그룹 중 분기 보고서를 제출하는 219개 기업의 사외이사 780명의 출신 이력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3분기 여성 사외이사는 120명(15.4%)로 전년 동기 대비 4.8%p 증가했다. 다양성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사내 여성 임원 비율을 늘린 것으로 파악된다.
SK그룹이 대표적이다. 2022년 SK그룹의 지속 가능 경영 보고서에 따르면 SK는 다양성 확보 차원에서 오는 2025년까지 여성 리더 비율 15%를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여성 리더 후보를 적극 발굴·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올해 신임 임원 중 여성 비율은 약 7%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근 진행한 ‘2023 신임임원과의 대화’에서 “다양성이 존재하는 조직은 생산 효율이 20~30% 가량 높다”라며 "새로운 사업을 발굴할 수 있는 원동력은 조직의 다양성에 있다"라고 강조했다.
또 "신임 여성 임원 비율은 7%고 임원 모두 한국 국적을 갖고 있다"라며 "다양성 측면에서 우리가 더욱 고민해야 할 대목”이라고는 점도 분명히 했다.
다양성 차원에서 여성 임원을 늘리는 것은 비단 한국 기업만의 은 아니다. 일본 히타치 그룹은 다양성과 포용성을 반영하기 위해 현재 10% 수준인 여성 임원 비율을 2024년 15%로 늘린 뒤 2030년에는 30%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미국·유럽에서도 이사회의 남녀 비율을 조정하는 방식이 주를 이룬다. 2022년 북미·유럽 소재 기업의 이사회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29%로, 2020년 대비 5%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미 기업 중 이사회 내 여성 비율도 2020년 22%에서 올해 27%로 늘었다.
다만 젠더 다양성에만 다소 치우쳐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외국의 경우 원주민 출신 직원 비율을 조정하는 등 다양한 인종 다양성 지표를 갖고 있는데 한국에는 원주민 문화가 없는 만큼 글로벌 국제 공시 표준화가 완성되면 자칫 불리한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ESG 공시 기준 표준화 작업을 주도하는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의 한국인 위원인 백태영 성균관대 경영학과 교수는 "다양성 공시는 인종 다양성 등 지표 선택의 문제로 볼 수 있다"라며 "절대적 보고 요소가 아닌 다문화 가정 지원 등 국내 전체 다양성 대비 기업의 비율 등을 고려해봐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