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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생보업계, K-ICS 경과조치 유예 신청…지급여력비율 확보는 '이상 무'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석훈 수습기자
2023-03-09 06:30:00

저축성보험 일시납 등 가용자본 방안 확보

시장 상황 변수 적응하기 위한 유예기간일 뿐

자료사진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흥국생명과 DGB생명을 포함한 10여 곳의 생명보험사에서 새로운 회계기준(K-ICS) 도입에 관한 유예 기간을 금융당국에 신청한 가운데, 생명보험사 측은 당국 권고치인 '150%'를  충족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저축성보험 일시납 비율 증가와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 확실한 가용자본 확충 방안이 마련됐다는 이유에서다.

9일 생보업계에 따르면 10여 곳 보험사들이 K-ICS 경과 조치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K-ICS 경과 조치 신청이란 새 회계제도 적응에 필요한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금융 당국에 일종의 유예 기간을 요청하는 것을 의미한다. 아직 새 회계제도가 적용된 지급여력비율 산출 값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혹시라도 발생할 시장 상황 변수에 대응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 중형 생보사 관계자는 "현재 예상 K-ICS 수치도 당국 권고치 대비 양호한 편"이라며 "금리나 대규모 콜옵션 사태 등 시장 상황은 쉽게 예단할 수 없기 때문에 당국에서 마련한 최대한의 적응 시간을 갖추려는 조치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당국도 보험사의 이러한 경과 조치 신청에 관대한 입장을 표명했다. 금융감독원은 앞서 K-ICS가 시행되면서 바뀐 회계제도를 담당하는 실무에서는 여전히 혼선이 있을 것이라는 업계 의견에 관해 경과 조치 시행으로 충분한 적응 시간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또 유예 기간이 없이도 새 회계기준 관련 적응에 문제가 없다고 공언한 생보사도 있다. 가용자본을 늘리기 위한 실질적 대안을 마련한 상태라는 게 업계 측 설명이다. 

KB생명은 새 회계기준 도입 3~4년 전부터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사전 준비에 나섰던 이력이 있으며, 흥국생명은 K-ICS에 적합한 '건강보험' 위주의 상품 포트폴리오 확보와 재정 자립성 효율화 과정을 거쳐 안정적 지급여력을 확보 중이다.

직접적으로 자본을 조달해 지급여력비율 상승을 도모하는 보험사도 있다. 먼저 ABL생명은 자본건전성 제고를 이유로 700억 이상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한다고 알려졌다. 새 회계기준 아래에서 계산되는 건전성 수치는 가용자본의 크기에 비례하고 후순위채를 발행함으로써 해당 값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ABL생명은 큰 무리 없이 후순위채 발행에 성공할 것이고 재정건전성 상승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ABL생명 관계자는 "저희가 계획했던 일정대로 진행되고 있다"며 "예상했던 만큼 수요가 잡히고 있어 후순위채 공모 과정에 차질이 생기진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흥국생명과 한화생명은 저축성보험 상품의 일시납 비율을 확대해 가용자본을 늘렸다. 저축성보험 상품 보험료를 일시납하게 되면 단기적으로 다량의 자본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흥국생명은 지난 11월 3000억원 상당의 자본을 저축성보험 일시납을 통해 마련했고 한화생명도 같은 시기에 저축성보험 일시납 비중을 늘려 가용자본을 확충했다.

생명보험업계 관계자는 "대다수 생보사는 K-ICS 도입에 착실하게 대비하고 있다"며 "금리 인상 등 외적 변수가 엄청나지 않은 이상 생명보험사 재정건전성에 큰 문제가 생기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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