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KT가 미국 공익재단인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게이츠재단)으로 부터 후원을 받아 지난 3년간 진행한 감염병 확산 경로 예측 모델 연구가 성공적으로 마쳤다.
KT는 '감염병 대비를 위한 차세대 방역 연구(A Next Generation Surveillance Study for Epidemic Preparedness)' 결과물로 감염병 확산 경로 예측 모델을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KT는 연구에서 수집된 일부 데이터를 익명화해 일반에 공개하기로 했다.
앞서 KT는 컨소시엄에 참여한 고려대 구로병원, 모바일 닥터,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메디블록 등 4개 기관과 함께 성과 공유회를 열었다. KT는 이 자리에서 모바일 감염병 감시 체계(Surveillance System)와 통신 데이터를 활용한 감염병 대응 기술을 발표했다.
KT는 2021년 1월 알고리즘 개발 데이터를 수집하는 연구용 애플리케이션인 '샤인'을 출시하고 시민 약 5만명으로부터 코로나19 증상, 백신 접종 여부, 접종 후 증상, 유전자증폭(PCR) 검사 결과 등을 수집했다.
KT는 이번 연구를 통해 통신사 기지국을 활용한 코로나19 초기 역학조사 방식의 효과를 확인했다. 샤인 앱 데이터 분석 결과 2022년 상반기(1~6월) 해당 앱에 코로나19 PCR 검사 결과를 등록한 이용자들 중 서로 기지국 영역이 겹친 사람 간 코로나19 감염률(87.8%)은 그렇지 않은 그룹의 감염률(60.3%)보다 27.5%포인트(P) 높았다.
이는 휴대전화 사용자의 기지국 위치가 확진자 접촉 가능성을 유추하는 유의미한 정보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아울러 연구단은 모바일 앱을 통한 감염병 감시 체제가 향후 새롭게 발병하는 팬데믹을 선제적으로 감지하는 데 활용될 것이라 전망했다. 감염병이 발병하면 개인이 입력하는 건강 상태와 증상 데이터를 들여다보고 팬데믹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도출하는 방식이다.
향후 KT와 고려대 구로병원은 '모바일 감시와 통신 데이터 활용 코로나19 확산 예측 분석' 주제의 상세 연구 결과를 전문 학술지에 발표할 예정이다. 또한 KT는 샤인 앱에 수집된 데이터 중 △코로나19 셀프 체크 데이터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증상 데이터 일부를 익명화해 샤인 웹사이트에 공개한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그동안 감염병에 대한 역학조사는 접촉자를 일일이 추적하는 등 아날로그 방식으로 한계가 많았다"며 "향후 닥칠 미지의 신종 감염병 유행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방역 체계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송재호 KT AI·DX융합사업부문장(부사장)은 "게이츠재단과 함께한 이번 연구는 모바일 앱을 활용한 선제적 감염병 대응 가능성을 확인한 계기였다"며 "공개 데이터가 적극 활용돼 향후 국내외 감염병 대응 연구 발전에 도움이 되길 기원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