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세계 최대 바이오클러스터인 미국 동부를 찾아 바이오 시장을 선도하는 글로벌 빅파마 CEO들과 연쇄 회동에 나섰다. 바이오 산업을 ‘제2의 반도체’로 낙점하고 본격적인 육성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는 해석이다.
7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4월 말부터 이달 초까지 △호아킨 두아토 존슨앤존슨(J&J) CEO △지오반니 카포리오 BMS CEO △누바 아페얀 플래그십 파이어니어링 CEO △크리스토퍼 비에바허 바이오젠 CEO △케빈 알리 오가논 CEO 등과 각각 만났다. 바이오 사업 경쟁력 강화 및 신사업 발굴을 위한 상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 회장이 회동한 기업들은 삼성과 인연이 깊다. J&J는 창립 140여년의 글로벌 탑티어 제약사로 삼성의 주요 고객이다. BMS는 지난 2013년 삼성에 의약품 생산 첫 발주를 해 바이오 사업 토대를 마련해줬다.
플래그십 파이어니어링의 누바 아페얀 CEO는 모더나의 공동 설립자로, 삼성과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 생산계약을 통해 국내 코로나19 위기 극복에 기여했다.
바이오젠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합작해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설립했다. 바이오젠은 지난해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을 삼성에 모두 매각했으나, 삼성 제품의 유럽 유통과 판매를 담당하는 등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중이다.
삼성이 바이오 사업에 진출한 것은 10여년 전이다. 삼성은 지난 2010년 바이오·제약을 회사의 ‘신수종 사업’으로 선정하고 삼성바이오로직스(2011년), 삼성바이오에피스(2012)를 설립해 바이오 사업을 본격적으로 전개해 오고 있다.
이 회장은 이들과의 글로벌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바이오 사업을 ‘제2의 반도체’로의 육성에 속도를 낸다. 바이오 산업은 생산 기술과 R&D 역량은 물론 장기 협업을 위한 신뢰와 평판 구축이 필수적이며, 진입 장벽이 높은 분야기 때문이다.
삼성은 앞으로 바이오 사업이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을 확대하며 미래성장동력을 창출하는 지렛대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회장은 제약사 CEO들과의 회동에 이어 북미 판매법인 직원들을 만나 글로벌 공급망 현황을 점검하고 격려했다.
이 회장은 “출발점은 중요하지 않다. 과감하고 끈기 있는 도전이 승패를 가른다”며 “반도체 성공 DNA를 바이오 신화로 이어가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