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SK에코플랜트가 그린수소 밸류체인을 앞세워 글로벌 대륙 간 초대형 그린수소 상용화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17일 SK에코플랜트는 서울 중구 롯데호텔 서울에서 캐나다 월드에너지GH₂와 약 6조원 규모 '뉴지오호닉(Nujio’qonik) 그린수소 1단계 프로젝트' 참여를 위한 투자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월드에너지GH₂는 캐나다 뉴펀들랜드 래브라도의 스티븐빌 지역에 기반을 둔 대규모 그린 수소 프로젝트를 개발하고 있다.
특히 이번 협약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수년전부터 각 멤버사별로 비즈니스 모델의 근본적인 혁신을 주문한 데 맞춰 SK에코플랜트가 환경∙에너지 기업으로 탈바꿈한 이후 거둔 대규모 성과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날 협약식에는 박경일 SK에코플랜트 사장과 존 리즐리 월드에너지GH₂ 회장, 션 리트 월드에너지GH₂ CEO를 비롯한 각사 임직원이 참석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캐나다 동부 뉴펀들랜드 래브라도주의 뉴펀들랜드 섬에서 진행된다. 풍력발전을 통해 생산된 전기로 물을 분해해 탄소 배출 없이 그린수소를 뽑아내고, 이를 다시 그린 암모니아로 전환해 유럽 등 타 대륙으로 운송하는 사업이다.
SK에코플랜트에 따르면 3단계로 나눠 진행되는 사업 중 이번 1단계 사업은 약 6조원 규모로 진행된다. 전기 생산을 위한 육상풍력발전 약 1GW, 그린수소 생산을 위한 고체산화물수전해기(SOEC)와 고분자전해질수전해기(PEMEC) 등 총 600MW가 구축된다. 여기서 연간 생산되는 6만톤 가량의 그린수소를 약 36만톤의 암모니아로 전환하는 그린암모니아 플랜트도 함께 건설될 예정이다. 그린수소 생산은 2025년 3월, 그린암모니아 생산은 2026년 3월을 목표로 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이번 프로젝트에서 약 2조원 규모 독점적 수주기회를 확보했다. 전체 프로젝트의 기본설계(FEED : Front End Engineering Design)를 비롯해 그린수소 생산을 위한 수전해기를 공급, 설치한다. SK에코플랜트는 이달 내 프로젝트 수행의 사전 절차인 개념설계(Pre-FEED : Pre Front End Engineering Design)에 착수하며 프로젝트의 전체 틀까지 객관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풍력발전단지 EPC(설계·조달·시공) 참여 관련 논의도 진행 중이다. 그린수소를 그린암모니아로 전환하기 위한 플랜트 EPC는 자회사 SK에코엔지니어링과 함께 맡는다.
이번 협약을 통해 SK에코플랜트는 사업개발을 위한 프로젝트 지분 20% 확보와 함께 EPC 독점적 수주기회를 확보하면서 그린수소 사업의 핵심 플레이어로서 대륙 간 초대형 프로젝트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이번 협약에 따라 SK에코플랜트는 약 660억원 규모를 투자해 사업개발에 참여하고 향후 수전해 주기기와 그린암모니아 플랜트 EPC까지 도맡으며 그린수소 사업의 전 과정을 수행하게 된다.
그린수소를 기반으로 생산된 그린암모니아는 독일을 비롯한 유럽 지역 국가로 수출된다. 캐나다와 독일 양국 정상은 지난해 8월 대서양을 가로지르는 수소 공급망 구축을 목표로 양국간 ‘수소동맹’을 맺은 바 있다. 국가 간 협약이 배경에 있는 만큼 사업 추진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재생에너지 기반 그린수소 생산·저장은 물론 그린암모니아 전환을 통한 북미-유럽 대륙 간 이동까지 한 번에 수행한다는 점에서 글로벌 수소 생태계를 조기 실현하는 주요한 프로젝트가 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수소 원자 3개와 질소 1개가 결합한 화합물인 암모니아(NH₃)는 제조과정이 단순하고 상온에서 쉽게 액화돼 수소의 저장, 운반체로 각광받고 있다. 단위 부피당 저장용량도 액화수소보다 약 1.7배 가량 크다. 일반 암모니아는 이미 산업용, 농업용으로 각국에서 활용되고 있어 기존 저장∙운송 인프라를 이용해 유통할 수 있는 점도 장점이다.
이번 사업에 공급되는 블룸에너지 수전해기(SOEC)는 섭씨 850도에 이르는 고온의 수증기를 활용하는 수전해 방식이다. 열에너지가 물에서 수소를 뽑아내기 위해 소비되는 전기에너지의 일부를 대체하기 때문에 전기에너지가 더 적게 소모돼 수소 생산 효율이 높다. SK에코플랜트와 블룸에너지는 암모니아 합성 공정에서 발생하는 열을 재활용해 그린수소 생산에 필요한 에너지 소모를 추가로 줄이는 계획도 가지고 있어 가격 경쟁력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경일 SK에코플랜트 사장은 "국내 최초로 대륙 간 그린수소 상용화 사업에 참여함에 따라 향후 더 많은 사업기회를 확보하는 데 유리한 입지를 선점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SK에코플랜트의 그린수소 밸류체인과 신속한 실행력,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글로벌 그린수소 및 그린암모니아 선도기업으로 위치를 확고히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