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재재단은 7일 포르쉐코리아의 지원으로 문화재청 덕수궁관리소와 함께 오는 20일부터 7월 2일까지 덕수궁 덕홍전에서 한·독 수교 140주년 기념 국외소재 전통공예품 재현 사업 특별전 ‘1899, 하인리히 왕자에게 보낸 선물’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고종황제가 대한제국 초대 황제로 즉위한 지 2년 뒤인 1899년 6월, 독일제국 황제 빌헬름 2세의 동생인 하인리히 친왕이 대한제국을 국빈 방문했다. 고종황제는 13일간의 국빈 방문에 신속하고 정연한 의전을 통해 제국으로서의 위엄을 드러내고자 했으며, 갑옷 · 투구 등을 비롯한 선물을 하사했다.
이번 특별전에는 당시 고종황제가 하사한 선물 중 대표적인 갑옷 · 투구 · 갑주함 3종을 재현한 작품이 전시된다. 재현 작품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10인의 무형문화재 전승자들이 재현 작업에 참여해 완성했다. 전승자들은 1년 동안 심혈을 기울여 124년 전 고종황제가 선물한 갑옷과 투구, 갑주함을 새롭게 재현 제작했다.
갑주함 제작에는 국가무형문화재 칠장 정수화 보유자 · 두석장 박문열 보유자 · 경기도무형문화재 소목장 권우범 보유자가 참여했으며, 갑옷과 투구 제작에는 경기도무형문화재 입사장 이경자 보유자와 이유나 이수자, 국가무형문화재 침선장 박영애 전승교육사와 입사장 전수자 등 7명의 무형문화재 전승자들이 참여했다.
재현작품들의 원본은 독일 로텐바움 세계문화예술 박물관에서 소장 중이다. 10년전 이 작품들의 현지조사를 진행했던 김영재 전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관을 비롯해 신탁근 전 문화재청 무형문화재위원장, 김인규 국립고궁박물관장, 박가영 숭의여대 교수, 임소연 국립고궁박물관 학예연구사 등이 자문위원으로 참여했다.
이번 전통공예품 재현 사업은 포르쉐코리아가 2억8000만원을 지원해 올해 그 결실을 맺었다. 전시회에 출품된 전시 작품 3종은 전시가 끝난 후에는 문화재청 덕수궁관리소에 기증된다.
포르쉐코리아는 이번 프로젝트와 더불어,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와 보유단체를 대상으로 총 3000만원의 전승지원금을 한국문화재재단을 통해 전달하기로 했다. 이번 지원 대상자로는 국가무형문화재 대금산조 이생강 보유자, 가곡 김영기 보유자, 망건장 강전향 보유자, 악기장 김현곤 보유자 등 4명과 북청사자놀음보존회가 선정됐다.
한국문화재재단은 한독수교 140주년을 맞아 열리는 이번 특별전을 통해 당시 신속하고 정연한 의전으로 고종황제가 도모하고자 했던 대한제국의 자주적인 외교노력과 한국과 독일의 오래되고 돈독한 문화교류사의 한 페이지를 들여다보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