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인공지능(AI)에서 진화한 대화형 서비스 '챗GPT'가 대중화 반열에 오른 가운데, 관련 메커니즘을 제대로 이해하고 활용해야 디지털 3.0 시대를 '풍요의 시대'로 이끌어갈 것이라는 제언이 나왔다. 전세계적 반향을 일으킨 고도의 디지털 영역으로서 챗GPT가 단순한 유토피아인지, 디스토피아인지 구분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지적도 따른다.
서보광 경북대 전자공학과 교수는 이 같은 의미에서 챗GPT가 나타난 현 시대 인류는 풍요과 결핍의 갈림길에 섰다고 평가했다. 서 교수는 14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 그랜드홀에서 열린 이코노믹데일리 창간 5주년 '2023 KEDF' 첫 번째 주제 발표를 맡아 생성형 AI가 출현한 현 시점을 이렇게 진단했다.
아스콤 타임플렉스와 레드백 네트웍스, 시스코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에서 아시아 태평양 지역 사장을 역임한 서 교수는 인간과 기계가 상호작용하는 방식이 발전된 과정을 설명하며 "기계가 사람에게 말을 거는 시대가 왔다"고 진단했다. 종이 카드에 구멍을 뚫어 데이터를 기록하는 OCR 천공카드에 이어 키보드와 마우스, 그리고 현재 주류로 자리 잡은 터치스크린까지 입력 도구가 발전했다. 챗GPC와 같은 대화형·생성형 AI가 나타난 뒤로는 사람과 기계가 드디어 '언어'로 '소통'하게 됐다.
서보광 경북대 전자공학과 교수는 이 같은 의미에서 챗GPT가 나타난 현 시대 인류는 풍요과 결핍의 갈림길에 섰다고 평가했다. 서 교수는 14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 그랜드홀에서 열린 이코노믹데일리 창간 5주년 '2023 KEDF' 첫 번째 주제 발표를 맡아 생성형 AI가 출현한 현 시점을 이렇게 진단했다.
아스콤 타임플렉스와 레드백 네트웍스, 시스코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에서 아시아 태평양 지역 사장을 역임한 서 교수는 인간과 기계가 상호작용하는 방식이 발전된 과정을 설명하며 "기계가 사람에게 말을 거는 시대가 왔다"고 진단했다. 종이 카드에 구멍을 뚫어 데이터를 기록하는 OCR 천공카드에 이어 키보드와 마우스, 그리고 현재 주류로 자리 잡은 터치스크린까지 입력 도구가 발전했다. 챗GPC와 같은 대화형·생성형 AI가 나타난 뒤로는 사람과 기계가 드디어 '언어'로 '소통'하게 됐다.
이는 전통적인 의식을 파괴하는 것으로 모든 면을 바꿔 놓는다는 게 서 교수의 설명이다. 가령 비즈니스 모델은 과거에 상담, 설계, 실행, 통합, 유지, 관리, 적용 등 과정으로 정형화됐다면 디지털 3.0 시대에는 이러한 절차가 해체되고 재조합된다.
단적인 예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교육기술기업 체그(Chegg)다. 이 회사는 챗GPT가 등장한 뒤로 매출이 급감했다. 학생들이 챗GPT에 모르는 것을 물어보기 시작했고 가입자가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체그는 지난 1분기(1~3월) 매출이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7% 감소한 1억8760만 달러에 그쳤고 가입자는 5% 줄어든 510만명을 기록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회사 주가는 하루 만에 50% 가까이 폭락했다. 체그는 기업이 생성형 AI로 인해 실적에 충격을 받은 첫 사례가 됐다.
AI가 단순히 정보를 제공할 뿐 아니라 콘텐츠를 생산해 낸다는 점도 위기 요인이다. AI가 데이터를 학습하는 과정에서 허위 정보가 꾸준히 개입되고 진위 여부를 제대로 판독하지 못하면 딥페이크(deep fake)가 만들어질 수 있다. 이미 AI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이 법정에서 눈물을 흘린다거나 철창으로 걸어가는 사진을 매우 사실적으로 제작했다.
한편 서 교수는 앞으로는 모든 서비스가 대화형으로 제공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대화형 여행, 대화형 헬스케어, 대화형 언론, 대화형 정치가 나타날 것"이라며 단순 정보만을 제공하는 기존 AI도 모두 종말을 맞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러한 양상은 직업 세계에도 커다란 변화를 가져온다. 서 교수는 반복적인 작업을 본격적으로 AI에 맡기면서 인간의 고유한 능력을 활용하는 데 집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기계가 일자리를 뺏는다는 얘기는 무조건 옳지 않을 수 있다. 서 교수는 예를 들어 자동차 디자인 인류학자나 공감 능력 훈련 전문가, 성격 훈련 전문가, 세계화 훈련 전문가 같은 직업이 미래에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서 교수는 "인간의 뇌는 처음부터 결핍을 기준으로 설계됐다"고 언급하며 고도로 발전한 AI가 만들어 낼 새로운 생태계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 교수는 인간이 수만년 생존한 과정은 결핍한 환경에 끊임없이 맞서며 풍요를 향해 진화한 역사라고 요약했다.
마지막으로 서 교수는 생성형 AI가 한국 경제와 기업에 던지는 메시지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때 성공의 원인은 실패의 원인이 된다"며 "성공에 안주할 게 아니라 과거의 틀을 과감히 벗어던지고 지금과는 전혀 다른 비즈니스 모델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