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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 유통株 신세계·롯데 '동반 내리막'…오너 마음은 '콩밭'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박이삭 기자
2023-06-19 15:32:38

정용진→야구, 신동빈→엑스포…주주가치 뒷전 빈축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왼쪽)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국내 유통업계를 대표하는 신세계·롯데 관련 종목 하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주가가 곤두박질치는 동안 양사 그룹 오너를 둘러싼 '썰(說)'이 무성한 가운데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프로야구에, 신동빈 롯데 회장은 부산 엑스포에 각각 몰두해 주주 가치는 뒷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 거래일 기준 신세계 주가는 18만4400원에 마감됐는데, 지난 1월 장 중 24만원을 돌파한 것과 비교하면 반년 새 23%가량 급락했다. 신세계 계열 이마트 역시 2월 말 장 중 11만9900원을 찍은 이래 이달 들어 8만원대를 간신히 유지 중이다.

롯데그룹 롯데쇼핑의 경우 지난 1월 주당 10만원을 돌파하면서 주주 기대를 높였으나 전 거래일이었던 지난 16일 주당 8만원을 밑돈 채 거래를 마감하며 실망감을 키웠다. 칠성사이다·밀키스 등 음료 생산 기업 롯데칠성 주가는 올해 17만6000원에 출발했지만 이번 달부터 13만원대를 맴돌고 있다.

이런 탓에 양사 오너 모두 기업가치를 극대화하는 주주중심 경영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 부회장이 구단주인 SSG 랜더스 야구단은 작년 창단 첫 통합우승을 거둔 데 이어 올해 정규리그에서도 선두권을 달리고 있다. 그럼에도 호성적이 주식 가치 상승으로 직결되지 않아 당초 정 부회장이 구상한 유통-야구 시너지 효과가 예상보다 미진한 모양새다.

한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주가는 곤두박질인데 (오너가) 야구단에 천문학적인 돈을 쓰고 있다"면서 직원한테는 5만원 SSG 상품권이 보상의 전부라고 볼멘소리를 냈다.

또 다른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야구단 성적과 주식 가치 상승은 별개"라며 주가를 끌어올리는 실질 요인은 업황 개선과 호실적이라고 말했다.

이 가운데 정 부회장은 야구단 투자에 박차를 가하며 세간의 우려를 정면돌파하고 있다. 그는 지난 16일 인천 청라 지역에 돔구장과 복합쇼핑몰을 결합한 '스타필드 청라' 건설을 발표하며 "세계 최초·최고의 대한민국 랜드마크 시설로 조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 회장은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에 사활을 걸고 광폭 행보를 펼치는 중이다. 올해 초 그는 스위스에서 열린 다보스 포럼에서 다른 재계 총수들과 부산엑스포를 홍보했다. 이달 초 일본 교토에서 개최된 '소비재포럼(CGF) 글로벌 서밋'에서도 글로벌기업 CEO들에게 부산엑스포를 선전했다.

지난 14일에는 부산항 북항에서 30개국 대사들과 함께 민간 외교단체 '아시아 소사이어티(Asia Society) 코리아' 설립 15주년 기념 행사를 열었다.

신 회장의 부산엑스포 사랑은 롯데 국내 연고지가 PK(부산·경남)라는 점에서 비롯된다. 롯데 창업자이자 아버지인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의 고향이 울산 울주군이면서 롯데웰푸드(구 롯데제과) 사업의 기원지가 부산이라는 배경에서다.

서현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유통업종에 대해서는 보수적 접근이 유효하다며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유통업체들 실적 부진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주가 모멘텀이 약하더라도 불확실성이 작은 종목에 제한적 매수가 바람직해 보인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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