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할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 전원회의가 사실상 막바지에 이른 가운데 경영계가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받아들이는 '1만원'을 넘길지가 최대 관심사다. 노사 양측이 제시한 금액차가 워낙 커 올해도 공익위원 손에 맡겨질 것으로 보인다.
최임위는 13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3차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도 최저임금을 심의한다. 법정 심의 기한(6월 29일)을 이미 보름 가까이 넘겼기 때문에 이번 회의에서만큼은 심의가 마무리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박준식 최임위 위원장도 "13일에는 결론을 내겠다"며 의지를 피력한 상태다.
그러나 노동계를 대표하는 근로자위원과 경영계를 대표하는 사용자위원 간 요구안 격차는 여전히 1400원에 이른다. 지난 11일 열린 제12차 전원회의에서 노사 양측은 4차 수정안을 내놨는데 근로자위원은 1만1140원을, 사용자위원은 9720원을 써냈다.
노사 각각 1만2210원과 동결(9620원)을 제시한 최초 요구안과 비교하면 차이가 줄었지만 합의 또는 표결이 가능한 범위까지 들어오지는 않았다. 13차 전원회의에서 제시될 5차 수정안을 통해 적어도 400~500원 수준으로 간극을 좁혀야 표결이 가능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노사가 끝내 접점에 가까워지지 못하면 공익위원들이 심의촉진 구간을 제시하게 된다. 말 그대로 최저임금 심의 기한이 지나 고용노동부 장관이 고시해야 할 날짜(8월 5일)가 다가왔을 때 공익위원이 나서서 적극적으로 합의점 도출을 촉구하는 금액 범위다.
올해 최저임금(시간당 9620원)을 결정한 지난해 최임위 전원회의에서 공익위원이 제시한 심의촉진 구간은 9410~9860원이었다. 당시 공익위원은 실질 경제성장률 전망치에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더한 뒤 취업자 증가율 전망치를 빼는 방식으로 심의촉진 구간을 정했다.
정부가 최근 발표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따르면 올해 물가를 반영한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는 1.4%, 물가상승률은 3.3%, 취업자 증가분은 32만명(약 1.2%)이다. 지난해 공익위원이 사용한 산식을 적용하면 9960원(3.5% 인상)이 나온다.
노동계와 경제학계 일각에서는 이 산식의 문제점으로 실질 GDP에 이미 물가 상승분이 반영됐다는 점을 꼽는다. 또한 GDP는 소비재와 생산재를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지만 소비자물가는 소비재만을 따지는 탓에 너무 기계적이고 합리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실질 GDP 대신 명목 GDP 증가율(3.4%)을 산식에 넣어 계산하면 1만150원(5.5% 인상)이 나온다. 이를 공익위원이 제시할 심의촉진 구간 상한선으로 본다면 내년도 최저임금은 경영계 수정안보다 높거나 비슷한 금액(9720원 이상)과 1만150원 사이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