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일본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방류 저지와 윤석열 정권 퇴진을 주장하며 총파업에 돌입한 첫날 산업 현장에서는 이렇다 할 타격이 없었다. 경제계는 예상보다 작은 총파업 규모에 안도하면서도 "명분 없는 파업"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3일 노동계와 경제계 등에 따르면 민주노총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총파업 선포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2주간 '하투(夏鬪·하계투쟁)' 일정에 들어갔다. 민주노총은 오는 15일까지 산별 연맹·노조별로 파업과 릴레이 집회를 벌일 예정이다.
첫날에는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서비스연맹) 산하 택배 배달원과 가전제품 수리기사 등 특수고용직 조합원 3000여명이 서울 종로구 종각과 중구 을지로 일대에서 연달아 집회를 열었다. 민주노총이 당초 예고한 참가 인원 40만명에 많이 못 미치는 수준이다.
민주노총은 이번 총파업 요구와 구호에 윤석열 정권 퇴진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저지를 포함시켰다. 소위 '노동개악'과 노조 탄압 중단, 노동조합법 2·3조 개정(노란봉투법 의결), 최저임금 대폭 인상 등도 요구안에 담겼다.
경제계는 민주노총 금속노조와 보건의료노조, 건설노조, 공공운수노조 등이 파업 대열에 합류하는 12일부터 본격적인 산업 현장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금속노조에는 현대자동차·기아 노조를 비롯해 굵직한 제조사업장 노조가 속해 있고 보건의료노조에는 공공병원과 대학병원 간호사가 다수 가입돼 있다. 공공운수노조에는 화물연대를 비롯해 전국철도노동조합과 서울·부산·인천 등 주요 도시철도 사업장 노조가 소속돼 파업이 미칠 파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경영자총협회,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 6단체는 이날 공동성명을 내고 "명문 없는 정치파업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우리 경제는 올해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때를 제외하고 가장 낮은 1%대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며 "자동차·조선·철강 같은 주력 산업의 하반기 전망도 부정적인 가운데 경제와 산업에 부담을 가중하는 불법 총파업을 중단하고 경제 회복에 동참해 달라"고 밝혔다.
이어 "총파업에는 제조업과 병원, 서비스 분야 노조까지 참여해 경제와 국민 일상에 큰 어려움을 초래할 것으로 우려된다"며 "일부 노조는 노동위원회 조정과 파업 찬반 투표를 거치지 않았고 파업을 위한 요식행위로 집단 조정을 신청한 사례도 있다"고 정당성을 문제 삼았다.
이와 관련해 경제 6단체는 "총파업 집회 과정에서 발생하는 폭력, 불법 행위에 대해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정부에 요청했다.
한편 정부는 파업 집회가 이어지는 서울 도심에 경찰 병력을 집중적으로 배치해 도로 점거나 폭력 등 불법 행위에 엄정 대응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