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업계에 따르면 SKC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2분기(4~6월) 실적은 1분기(1~3월)에 이어 저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SKC 예상 매출은 7384억원, 영업손실은 1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31.4%, 102% 감소한 수치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도 2분기 예상 매출 1904억원, 영업이익 132억원으로 매출 1.1% 증가, 영업이익 48% 감소한 수준이다.
양사 실적 부진 이유 중 하나로 전기요금 인상으로 인한 제조원가 상승이 꼽힌다. 동박은 구리를 얇게 편 소재로 배터리 4새 소재 중 하나로 꼽히는 음극재를 감싸는 필수 소재다. 동박을 만들 때는 대규모 전력이 필요해 제조원가에서 전기요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15%에 달한다. 국내 전기료가 지난해 하반기(7~12월)부터 꾸준히 오르면서 동박업체 수익성에 타격을 미친 것이다.
이에 더해 중국 수요 둔화로 공급 과잉 현상도 나타났다. 중국 내수시장에서는 중국 업체인 왓슨, 누오드 등이 잇따라 대규모 증설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또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서 동박을 광물이나 부품으로 규정하지 않아 중국 업체들의 미국 진출도 용이한 편이다.
이에 SKC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노선을 말레이시아로 잡고 집중 투자를 하려는 모양새다. SKC의 투자사인 SK넥실리스 말레이시아 동박 공장은 3분기(7~9월)부터 상업화에 들어간다. 6500억원을 투자한 이 공장은 연산 5만톤(t) 규모로 지난 2021년 7월에 착공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이미 말레이시아에 공장을 보유 중이다. 지난해 해당 공장을 2만t에서 4만t으로 증설한 데 이어 연산 2만t 규모의 5~6공장 증설도 진행하고 있다. 5~6공장은 내년 초부터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설 전망이다.
양사가 말레이시아를 주요 생산 거점으로 꼽은 이유는 저렴한 전력비와 우수한 인프라가 꼽힌다. 말레이시아 전력비는 국내 대비 40~60% 이상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말레이시아는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기를 활용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말레이시아 사라왁 주정부와 전력 공급계약을 맺기도 했다. 제조원가 상승이 부담이었던 국내 동박업계로서는 말레이시아가 하나의 돌파구가 되는 셈이다. 이동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말레이시아는 인건비, 전력비 등이 상대적으로 저렴해 말레이시아 생산 비중 확대로 하반기부터 동박업체의 완연한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