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국내 화장품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ODM(제조자개발생산) 기업 한국콜마와 코스맥스가 올해 2분기 우수한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객사로 두고 있는 글로벌 중소형 브랜드와 인디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K-뷰티 열풍으로 미국, 동남아 시장에서의 성장세도 기대되고 있다.
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국콜마의 2분기 매출은 5790억원으로 전년 동기(5027억원) 대비 15.2%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영업이익은 19.9%(336억원) 늘어난 40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코스맥스의 실적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코스맥스의 2분기 매출은 4653억원, 영업이익 317억원을 거둘 전망이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9%, 84.3% 증가한 수치다.
2분기 실적 선방의 주요 배경에는 화장품 중소기업들이 선보인 다양한 제품이 인기를 끌면서 주문량이 늘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올리브영 같은 헬스앤뷰티(H&B) 업체와 온라인몰이 화장품 구매 채널로 자리 잡으면서 소비자들이 중소업체의 제품을 쉽게 구매할 수 있게 됐다.
중소기업 화장품은 해외서도 각광을 받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지난 3일 발표한 ‘2023년도 상반기 중소기업 수출 동향'에 따르면 화장품 수출은 13% 증가한 26억달러(약 3조원)를 기록했다. 미국(4억달러) 21.9%, 일본(2억9000만달러) 1.3%, 러시아(1억8000만달러)에선 62.6% 증가했다. K-팝(POP)의 인기가 날로 치솟으며 아이돌들의 메이크업에 대한 젊은 세대의 관심이 커진 결과다.
여기에 중국 브랜드들이 한국 OEM·ODM 업체에 주문을 늘린 것도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중국은 코로나19 이후 자국산 제품을 소비하는 ‘애국 소비’ 현상이 강해지고 있지만 중국 업체들은 제조 능력이 미미해서다. 이에 중국 시장에서 적자폭을 줄인 것이 2분기 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국내서 신규 화장품 브랜드가 늘어남에 따라 제조를 맡으며 고객사 수 증가세도 가파르다는 평가도 받는다. 한국콜마와 코스맥스는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에서 기술적 우위에 있다. 코스맥스의 경우 지난해 800개였던 고객사는 올 들어 벌써 1000여곳까지 늘어났다. 증권가 추정에 따르면 현재 코스맥스 고객사 가운데 중소 브랜드사 비중은 약 70%가량이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신규 브랜드가 우후죽순 생겨날 때가 ODM 업체들이 영업하기 가장 좋은 시기“라며 ”일찌감치 제조와 마케팅의 분업이 진행된 한국 특유의 화장품 산업 구조 속에서 성장한 한국 ODM사들에겐 큰 기회의 장이 열렸다“고 밝혔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도 “이 기업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중국 봉쇄로 부진한 실적을 거뒀지만, 중소 화장품 브랜드 수출이 급증한 덕에 올 2분기에는 영업이익이 15~20% 증가할 전망”이라며 “올 11월에 열리는 광군제(중국 블랙프라이데이) 이후 중국 시장 회복도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