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재계에 따르면 이들 대기업 총수는 회의 기간 현지에서 열리는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하고 기업별 투자 현황을 점검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번 아세안 정상회의 개최국인 인도네시아는 전기차 배터리에 쓰이는 광물 자원이 풍부할 뿐 아니라 한국 기업의 동남아 진출 교두보로 새롭게 주목 받는 국가다.
먼저 정의선 회장은 2020년 10월 회장 취임 후 네 번째로 인도네시아를 찾는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 3월 현대차그룹 첫 동남아 완성차 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 현대차는 수도 자카르타 인근 브카시시(市)에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전기차인 아이오닉 5를 양산 중이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 공장에 배터리를 공급하기 위해 LG에너지솔루션과도 손을 잡았다. 현대차그룹이 지분 50%(현대모비스 25%, 현대차 15%, 기아 10%), LG에너지솔루션이 50%를 투자해 설립한 전기차 배터리 셀 합작법인(HLI그린파워)은 지난 6월 공장을 착공해 내년 상반기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구광모 회장은 배터리·가전 등 사업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LG 계열사 중에는 LG전자가 자카르타를 거점으로 TV와 모니터, 냉장고를 생산하고 정보기술(IT) 기업인 LG CNS가 인도네시아 정부가 추진하는 스마트도시 사업에 참여한다. 또한 인도네시아는 세계 최대 니켈 매장량을 자랑하는 국가로 이와 관련한 행보도 기대된다.
신동빈 회장은 유통 사업과 더불어 대규모 석유화학 단지를 건설하는 '라인 프로젝트'를 살필 것으로 예측된다. 라인프로젝트는 롯데케미칼 주도로 총 5조1000억원가량을 투입해 오는 2025년까지 납사 분해 시설(NCC)을 짓는 사업이다. 이와 함께 중국 철수 이후 동남아 시장을 대안으로 삼은 백화점·마트·식음료 사업 확대 방안도 모색할 전망이다.
구자은 회장이 이끄는 LS그룹은 인도네시아 국영 전력공사가 추진하는 전력망 구축 사업에 함께하고 있다. LS 핵심 계열사인 LS전선은 지난해 자카르타에 전력 케이블 공장을 준공했다. 전력·자동화 솔루션 기업인 LS일렉트릭은 올해 인도네시아에 신규 법인을 설립했다. 구 회장은 인도네시아 전력청장 등 에너지 관련 부처 고위 인사와 만날 가능성도 점쳐진다.
중견급 그룹(준대기업) 총수 중에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동행해 눈길을 끈다. 고려아연은 니켈 제련 사업에 5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배터리 원료 확보와 폐배터리 재활용에도 협력한다. 최 회장은 이번 방문을 통해 배터리 자원 확보에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