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폭우·폭염 등 재난재해로 풍수해보험 가입자 수가 늘고 있는 가운데 원수보험료는 증가한 반면 보험금 지급 규모는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책보험이 보험사의 수익만 늘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양정숙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 분석 결과 상품 1건당 평균 보험료는 2020년 개인 43만5746원, 기업 3만2원에서 지난해 52만8200원과 4만6005원, 올해는 73만9938원과 9만5177원으로 오름세를 보였다.
원수보험료 규모는 증가했지만 보험금 지급은 줄었다. 원수보험료는 2020년 357억원에서 지난해 721억원으로 2배가량 증가했다. 반면 보험금 지급 규모는 2020년 255억원에서 2022년 232억원으로 10% 가까이 줄었다.
이에 따라 원수보험료 대비 보험금 지급 차액은 2020년 101억원에서 2021년 270억원, 2022년 489억원으로 급증했다. 올해 차액인 321억원까지 합산하면 4년간 보험사들이 풍수해보험으로 얻게 된 보험금 지급 차액은 1183억원 수준이다.
풍수해보험 가입자 수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로 개인과 기업을 합쳐 2020년 42만8561건에서 지난해 72만6127건으로 올랐다. 올해는 5월 기준 개인과 기업을 모두 합쳐 23만9703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가입 건수를 고려하면 이후 기간(6~12월) 가입자 수까지 합쳤을 때 그 규모가 지난해 수치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풍수해보험을 취급하는 보험사가 늘었지만 되레 평균 보험료는 상승하고 지급금은 적다는 것이 문제다. 2021년까지 풍수해보험을 취급한 보험사는 삼성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DB손해보험·농협손해보험 등 5개사였다. 지난해부터 메리츠화재·한화손해보험 등이 추가돼 7개 보험사가 풍수해보험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보험업계 관계자는 "재난·재해는 매년 상황이 달라지기 때문에 보험금 지급 규모도 변동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풍수해보험 실무편람에 기업이 가입하는 주택 상품은 '소파 미만 손해'처럼 경미한 손해일 경우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면책조항이 있다. 일각에서는 이런 점이 보험금 지급률을 떨어뜨렸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양 의원은 "피해 국민들이 위기를 극복하고 이른 시일 안에 재기할 수 있도록 보험사는 보험료 청구 건수 대비 지급 비율을 더 높여 나갈 필요가 있다"며 "소소한 손해부터 충분히 보상할 수 있도록 관계부처 및 당국의 각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