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가 '두산지오솔루션'이란 이름으로 신재생에너지 개발사업 전문 자회사 설립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해상풍력과 수소 등 자체 개발 중인 기술력을 기반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겠다는 이야기다.
㈜두산은 지난달 21일 특허청에 '두산지오솔루션'이란 상표를 출원하고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지구를 뜻하는 '지오(geo)'를 넣어 탄소중립을 위한 신재생에너지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의미다.
앞서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보고서를 통해 "에너지 시장은 기후변화와 에너지 안보라는 양대 과제에 대응하기 위한 연료 믹스(Fuel Mix) 조정이 지속될 전망"이라며 "철저히 준비된 내부 역량을 바탕으로 친환경 에너지 사업 기회를 더욱 확대하고 신사업도 고객이 요구하는 기술력을 확보해 시장을 선점해 나가겠다"고 강조해 왔다.
다만 이번 사업 분할 소식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알짜 사업을 계속 매각해 주식 가치를 떨어트리고 사업 경쟁력을 약화시킨다는 지적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 7월에도 배터리 재활용 전문 자회사 두산리사이클솔루션을 설립한 바 있다. 고성장이 예상되는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 선점을 위해서라지만 당시에도 '기업 쪼개기'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최근 분식회계 논란에도 휩싸였다. 지난 2020년 초 두산그룹이 유동성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국책은행으로부터 3조원 가량 자금을 대출 받는 과정에서 해외 자회사에서 발생한 손실을 2019년 회계에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금융감독원은 "두산에너빌리티가 2016년 말 인도에서 수주한 총 2조8000억원 규모의 화력발전소 공사에 대해 회계기준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에 대해 두산에너빌리티 측은 회계 기준 위반이 아니라고 팽팽히 맞서는 모습이다.
한편 금융위원회 산하 감리위원회는 오는 19일 제3차 추가 회의를 열고 심의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회의는 금감원과 두산에너빌리티 측이 동시에 참석해 진술하는 대심제 형식이다.
그러나 우려와 달리 증권가에서는 두산에너빌리티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관측했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회계처리 논란으로 주가가 하락했지만 원자력 관련 중장기 수주 확대 국면"이라며 "오는 2024년 상반기에는 두코바니 우선협상자 선정, 폴란드 퐁트누프 본계약이 마무리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