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아모레퍼시픽 민주노총 소속 노동조합인 아모레퍼시픽일반사무판매지회는 7일 본사를 향해 “희망퇴직 강요 및 직장 내 괴롭힘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희망퇴직 거부 시 일부 임원으로부터 부당인사 발령과 과도한 업무지시, 폭언·협박 등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아모레퍼시픽은 사실 관계를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입장을 밝혔으나, 직장 내 괴롭힘을 지속 일삼았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이번 논란이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모레퍼시픽일반사무판매지회(약칭 아모레유니온)는 화섬식품노조 수도권지부와 함께 7일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본사 앞에서 ‘희망퇴직 강요 및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해 철저한 수사와 처벌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홍범 아모레퍼시픽일반사무판매지회 지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해부터 조직개편을 핑계로 기존 팀장을 강등시켜 퇴사하게 만들고 올해는 고연차 직원들을 특정 직무를 만들어 배치하더니 희망퇴직을 강요했다”며 “이 과정에서 159명이 울며 겨자먹기로 회사를 그만뒀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지난 7월 희망퇴직 종료 후 일부 임원과 팀장들은 이를 거부한 직원들에게 과도한 업무 부여, 감시, 폭언 및 협박을 일삼았다”며 “아모레퍼시픽에서 계획적이고 조직적으로 자행한 직장 내 괴롭힘 문제에 대해 철저한 조사와 가해 임원 및 관리자들에 대한 처벌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피해 사례를 고발한 직원 A씨는 “부산사업부에서 20여년간 근무했지만 희망퇴직을 거부하자 대구, 포항 등 원거리 지역으로 강제 인사 발령이 났다”며 “지난해 10월에는 연고도 없는 서울로 발령이 나면서 본격적인 직장 내 괴롭힘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그는 “부산이 연고지인 사원을 서울로 발령하면서도 관련 직무 보장이나 임금 지원이 없었다”며 “CCTV 녹화영상을 통해 감시하거나 동료들이 있는 오픈된 사무실 공간에서 해보지도 않은 업무에 대해 질책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A씨는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생업 활동도 중요한 이유였지만 나 하나가 감당한다면 나중에는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해 참았으나 가스라이팅이 더 심해졋다. 피해자가 회사를 퇴사해야 한다는 것이 억울하고 화가 난다”며 “20년 넘게 일한 직원을 비인간적으로 대한 회사에게 사과받고 가해자들이 처벌 받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아모레퍼시픽에서 30년 넘게 몸담았다는 피해자 B씨도 이날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사측이 업무 재배치라는 명목 하에 방문 판매 그룹원을 모집해 거래처에 등록시키는 등 ‘리쿠르팅(RC)’ 업무를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회사는 리쿠르팅 교육도 받아본 적도 없는 내게 리쿠르팅 전문가라고 한다”며 “비가 오든 눈이 오든 폭염에 외출 자제령이 떨어진 날에도 외근을 나갔지만 막말과 무시, 퇴직 종용 등을 당했다”고 호소했다.
B씨는 “이번 기자회견을 통해 피해 직원들에 대해 2차 가해를 자행하거나 또다른 방식으로 협박하는 행위가 발생되지 않기를 강력히 촉구한다”면서 “과연 이 회사가 직장내 괴롭힘을 제대로 조사하고 처벌할지 모르겠다. 이 문제를 얼마나 원칙적으로 바라보며 처벌하는지 끝까지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지회장은 “아모레퍼시픽에서 진행된 직장 내 괴롭힘의 문제는 비단 특정부서, 특정 직원들만의 문제가 아니며 일시적인 문제도 아니다. 언제든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다”며 “사측은 더 이상 직원을 쓰다버리는 소모품으로 대하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노조 측은 이날 서울 서부 고용노동지청에 아모레퍼시픽을 상대로 관련 내용이 담긴 신고서를 접수하기로 했다. 또 아모레퍼시픽 본사 앞에서 피켓 농성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아모레퍼시픽 측은 “지난 3일 해당 사항을 공식적으로 접수했고 현재 철저하게 사실 관계를 조사하고 있다”며 “사규 및 윤리 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엄중하게 조치할 예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