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주요 항공사들은 지속가능한 항공연료(SAF) 사용, 고효율 항공기 도입, 전기비행기 개발 등을 통해 탄소배출 감축을 위해 노력 중이다.
국내 항공사 중에서는 대한항공이 SAF 사용을 통한 친환경화를 추진 중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2017년 11월 SAF를 국내 최초로 사용했다. 또 올 2월에는 파리~인천 구간 정기편 노선에 SAF를 도입하는 등 탄소 배출 감축을 위한 SAF 사용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고객 참여형 SAF 협력 프로그램'도 추진해 고객사들에게도 SAF 사용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다.
SAF는 바이오 연료로 생산한 항공유를 뜻한다. 폐식용유, 생활 폐기물, 산업 부생가스 등 대체 원료로 생산한다. 소비의 전 과정에 걸쳐 탄소 배출량을 기존 항공유 대비 최대 80%까지 줄일 수 있다. 이미 주요 국가들은 바이오항공유 사용을 늘리는 추세다.
유럽연합(EU)은 2025년부터 자국 공항에서 급유하는 모든 항공기에 대해 바이오 항공유를 최소 2% 이상 섞는 것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미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도 세액 공제 등 바이오 항공유 공급 확대를 위한 다양한 정책 지원 수단을 도입하고 있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항공기 온실가스 배출량을 대폭 줄여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할 계획이다. 이에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SAF 상용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높은 가격과 생산시설 부족에 따른 적은 공급량에 대체 연료로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SAF 가격은 일반 항공유보다 2~5배 비싸 항공사들의 부담이 크다"며 "이런 탓에 2025년 EU에서는 최소 2% 섞어 사용하자는 기조인데, 2%로 탄소중립을 달성하기엔 무리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러자 자연스럽게 전기비행기 상용화에 대한 기대감도 상승 중이다. 실제 지난 4월 중국 CATL은 1kg당 500와트시(Wh)의 에너지밀도를 가진 배터리셀을 개발하면서 주요 항공사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1kg당 250~300Wh 수준인 그동안 전기차 배터리셀 밀도의 1.6~2배에 달하는 수치이기 때문이다. 전기차에 장착된 배터리를 절반으로 줄여도 같은 성능을 낼 수 있다는 뜻이다.
CATL은 "그동안 배터리 분야 발전을 가로막았던 한계를 깨고, 높은 안전성과 경량화를 중심으로 한 전동화의 새로운 시나리오가 열릴 것"이라며 전기비행기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미국에서는 에너지밀도 500Wh/kg을 넘는 배터리셀을 만들자며 '배터리500 컨소시엄'을 구성한 바 있다.
배터리 시장이 경량화에 본격 나선 이유는 전기비행기 시장 선점을 위해서다. 무게가 나갈수록 비행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에너지 밀도가 높은 가벼운 배터리셀 개발이 최대 숙원으로 꼽혀왔다. CATL은 "전기비행기를 개발하고 테스트하는 데 파트너사와 협력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대한항공은 기존 항공기를 고효율 항공기로 대체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올해 도입한 A220-300, A321-NEO, B787-9, B737-8은 동급 기종 대비 좌석당 탄소배출량을 20~25%까지 감축할 수 있는 고효율 항공기다. 특히 A220-300과 B787-9는 회사의 주력 기종으로, 각각 국내 단거리 노선과 해외 장거리 노선에 적극 투입돼 저탄소 비행에 앞장서고 있다.
대한항공은 2027년까지 A321-NEO 항공기를 30대 도입할 계획이며, B787-9 10대, B787-10 20대, B737-8 30대 등 오는 2028년까지 총 90대의 신형기를 도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