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업계에 따르면 환경부는 최근 식당, 카페 등 식품접객업과 집단급식소에서 운영해 온 일회용 종이컵 사용 규제를 철회한다고 발표했다. 당초 일회용품 규제 정책은 지난해 11월 시행된 후 1년의 계도기간이 부여된 상태였다.
소상공인 부담과 현장 혼란을 줄이기 위한 방침이라지만 되레 혼선은 가중된 모양새다. 녹색연합과 환경운동연합 등 전국 환경단체들은 전날(21일) 기자회견을 통해 "규제 시행에 발맞춰 준비해온 소상공인만 오히려 혼란에 빠졌다"며 "규제 철회를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정부는 2025년까지 플라스틱 폐기물을 20% 감량하고 플라스틱 제조 시 재생원료 사용 비율을 30%까지 확대할 예정이었다. 아울러 재활용률 70%를 목표로 2030년까지 일회용품을 단계적으로 금지하고 2025년까지 석유화학 업계 플라스틱을 100% 바이오플라스틱으로 전환한다는 목표를 내세운 바 있다.
해당 규제로 석유화학 업계에 미친 파장은 컸다. 그동안 업계는 일회용품 위주로 플라스틱을 생산·소비해왔기 때문이다. 정부 기조와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발 맞추기 위해 업계는 1년간 플라스틱 재활용을 신사업으로 낙점하고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규제가 철회되자 석유화학 업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다만 전 세계적으로 플라스틱 재활용 트렌드가 이어지고 있어 업계는 단기간 정책 변화에 연연해하지 않고 사업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조사업체 맥킨지에 따르면 전 세계 재활용 플라스틱 시장은 2027년 85조원, 2050년 600조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국내 기업들은 재활용 플라스틱 원료 공급, 플라스틱 순환 체계 구축, 폐플라스틱 재활용 산업단지 조성 등을 통해 기계적 재활용에 힘을 쏟고 있다.
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은 지난 1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만큼 플라스틱 재활용은 이미 전 세계적인 트렌드로 자리잡은 상태"라며 "폐플라스틱 중에서도 소각이나 폐기될 수밖에 없는, 깨끗하지 않고 버려지는 폐플라스틱에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석유화학 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친환경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점을 무시할 수는 없다"며 "정책과는 관계없이 폐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은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