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생보사도 ELS '직격탄'…판매 중단에 갑진년 손실 '촉각'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지다혜 기자
2023-12-07 05:00:00

'No 녹인'형 관심 집중…연초까지 이목 쏠릴듯

KB라이프 방카슈랑스, 불완전판매 확대 우려

업계 "소규모 판매…최저 보증제도 수익 보장"

자료사진 사진픽사베이
자료사진 [사진=픽사베이]
[이코노믹데일리] 3년 만에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가 폭락하면서 국내 은행권을 강타한 연계형 ELS(주가연계증권) 상품 손실 여파가 보험권, 특히 생명보험업계로 빠르게 확산 중이다. 홍콩H지수 파장을 둘러싼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주를 이룬다.

생보업계가 ELS변액보험을 수년간 경쟁적으로 판매한 까닭인데, 금융당국은 시중은행에 이어 보험업계를 상대로 대대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금융감독원은 6일 현재 국내 메이저 생보사를 중심으로 ELS변액보험 판매 현황을 조사하고 있다. ELS변액보험 상품에 대한 구조와 계약·손실 규모 등을 살펴볼 방침이다.

ELS는 통상 3년 만기로 운영되는데 만기 시점 기초 자산 가격이 35~55% 이상 하락 시 손실이 발생한다. 이는 2021년에 홍콩H지수 1만을 넘겼던 당시 상품이 내년 만기 기준으로 손실 위기에 처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날 기준 홍콩H지수는 2021년 고점 1만2000대에서 반토막 수준인 5000대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치로, 금융권에서는 7000~8000선 이상으로 회복하지 못한다면 내년 1월부터 대규모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

ELS변액보험은 무엇보다 고객이 납입한 보험료 중 일부를 주식·채권 등에 투자한 뒤 발생한 이익을 지급하는 게 특징이다. 실적배당형 보험 상품 구조를 이루는 배경이다.

통상 글로벌 주요 주가지수인 홍콩H지수, KOSPI200, S&P500 등을 기초 자산으로 삼고 지수 변동에 따라 수익률도 영향을 받는 구조다. 문제는 대부분의 생보사 상품 기초 자산이 홍콩H지수로 구성돼 있다는 점이다.

ELS변액보험은 기초 자산 가격이 계약 당시 약정된 가격보다 아래로 떨어지면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당장은 손실 가능성이 적다고 보는 분위기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일단 내년 초까지는 (홍콩H지수) 추이를 지켜봐야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시적인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대체로 만기 시 지수 기준으로 손실 여부를 정하는 노녹인(No Knock-In) 형태로 구성됐기 때문에 당장 큰 손해가 없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다른 관계자는 "ELS변액보험은 일부 생보사가 소규모만 판매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변액보험은) 특징상 투자성 상품이지만 보험 특성을 반영해 소비자 피해 방지를 위한 최저 보증제도를 적용하고 있고, 통상 0.5% 내외 최저 수익을 보장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앞서 구 KB생명(현 KB라이프생명), 하나생명,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이 2020년~2021년 ELS변액보험을 출시해 적극적으로 판매해 왔다. 하지만 최근 KB라이프가 상품 판매 중단을 결정하면서 해당 상품을 판매하는 생보사는 이제 사라졌다. 하나생명과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은 각각 올해 7월, 2020년에 상품 판매를 중단한 상태다.

KB라이프 관계자는 "ELS변액보험의 경우 방카슈랑스상품이어서 판매를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KB라이프의 이런 결정은 같은 KB금융그룹 산하에 있는 KB국민은행을 비롯한 은행권의 ELS 상품 판매 중단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농협·우리)은 모두 ELS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

방카슈랑스란 프랑스어인 Banque(은행)과 Assurance(보험)의 합성어로, 은행과 보험사가 상호 제휴해 은행 창구에서 보험상품을 직접 판매하는 영업 형태다. 상품을 공동 개발해 판매하거나 또는 은행들이 보험 자회사를 설립한 뒤 자회사의 상품을 은행 창구에서 판매하는 방식이다.

다만 방카슈랑스는 중요 판매채널 중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직원의 불충분한 설명으로 고객 민원과 청약 철회 등의 문제가 꾸준히 지적돼 왔다.

이런 특성 때문에 손실 가능성뿐만 아니라 불완전판매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실제 생보협회에 공시된 초회보험료 기준으로 전체 변액보험 상품은 2021년 65%, 2020년에는 57.3%가 방카슈랑스에서 판매됐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방카슈랑스는 직원들의 전문성·사후 관리 미흡으로 수익률이 낮다는 고객들의 불만이 많았다"며 "(ELS변액보험도) 은행 창구에서 판매가 많이 됐을 텐데 불완전판매 문제까지 불거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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