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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지구를 생각하는 패션, '업사이클링 명품'으로 승격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박경아 기자
2023-12-12 06:00:00

'지속가능 가치'에 주목하는 패션계

가치+품격 더한 업사이클링으로 진화

고가에도 불구, 열광하는 가치소비자들

사진프라이탁 온라인몰캡처
스위스의 업사이클링 가방 브랜드 프라이탁의 미디움 토트백. 트럭 방수포를 활용해 방수 기능을 높이고 개성을 강조했다.[사진=프라이탁몰 캡처]
[이코노믹데일리] 폐의류가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최근 몇 년 사이 지속가능한 패션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유니클로, 자라, H&M 같은 패스트패션이 지고 ‘업사이클링 패션’이 ‘명품급’으로 뜨고 있다. 

업사이클링(Upcycling)은 업그레이드(Upgrade)와 리사이클링(Recycling)의 합성어로, 단순한 재활용을 넘어 새로운 물건으로 만들거나 디자인 변형으로 상품 가치를 높인 새로운 상품을 제작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업사이클링 패션 시장의 특징은 과거 리사이클링 제품들이 리사이클 자체에 초점을 맞추던 것과 달리 좀 더 독창적인 디자인, 실용성에 초점을 맞춰 나만의 개성을 발휘하는 데 관심 많은 2030세대의 소유욕을 자극하며 디자인과 소재의 품격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더불어 가격도 높아졌지만.

요즘 업사이클링 패션계에서 명품급으로 통하는 스위스 브랜드 '프라이탁(FREITAG)'. 우리나라 2030세대 사이에서 각광 받고 있는 프라이탁은 스위스의 프라이탁 형제가 설립한 업사이클링 브랜드로, 트럭의 방수포를 재활용해 컬러풀하고 대담한 디자인의 가방으로 재탄생시켰다. 농가에서 자란 프라이탁 형제는 비가 오면 가방이 젖는 불편함을 경험하며 지내다 우연히 트럭 적재함을 덮는 방수포의 방수 능력이 뛰어남을 알고 트럭 방수포를 세척해 친환경적이면서 튼튼하고, 개성 만점의 ‘나만의’ 업사이클링 가방을 만들게 됐다는 것이다. 
사진프라이탁몰 캡처
프라이탁 숄더백. 판매가 32만9000원 [사진=프라이탁몰 캡처]
 국산 명품급 업사이클링 브랜드로는 '얼킨(ul:kin)'을 꼽을 수 있다. 대표인 이성동 디자이너가 친구의 졸업 전시회에 갔다가 전시회가 끝나면 버려지는 캔버스화 작품들이 아까워 버려지는 캔버스를 재활용해 업사이클링 가방을 만든 데 이어 최근 의류 분야까지 진출했다. 
사진얼킨몰 캡처
얼킨 토트백. 판매가 42만9000원 [사진=얼킨몰 캡처]
프라이스탁이 트럭 방수천으로 세상에 하나 뿐인 가방을 만들었다면 얼킨은 버려진 캔버스를 활용해 나만의 특별한 가방을 만든 것이다. 프라이탁 못지않게 얼킨의 업사이클링 가방 역시 젊은층 사이에서 환호 받고 있다.
사진프라이탁몰 캡처
프라이탁 스몰토트백.판매가 33만6000원 [사진=프라이탁몰 캡처]
얼킨은 온라인 자사 쇼핑몰에 ‘업사이클링’이란 카테고리를 따로 만들어 인터넷 포털에 노출할 정도로 업사이클링에 힘을 실으며 지속가능한 패션의 선두에 서 있다. 다만 두 브랜드 가방 가격이 토트백, 숄더백의 경우 30만~40만원 대로 가격 역시 '업(up)'됐다. 얼킨의 청바지 ‘업사이클링 데님 아티산 팬츠(다크 블루)’는 67만7000이란 가격에도 품절됐다.
사진얼킨몰
얼킨의 업사이클링 청바지. 67만7000원이라 가격에도 현재 품절 상태다. [사진=얼킨몰]
의류 분야에서는 LF 대표 브랜드 헤지스가 지난달 24일부터 30일까지 판매 시기가 지난 재고나 판매하기 힘든 제품을 해체하고 재해석한 제품들을 전시 판매하는 플래그십 스토어 ‘스페이스H’를 운영해 관심을 모았다. 이번 팝업 스토어는 헤지스의 첫 업사이클링 프로젝트로, 부산의 업사이클링 스타트업 올리언스 스토어와 협업을 진행했다. 올리언스 스토어는 부산 해리단길에서 빈티지 샵으로, 유명 재고품을 재활용한 리워크 컬렉션을 선보여 명성을 얻은 곳이다. 헤지스는 팝업스토어에 직접 손으로 제작한 100개 아이템만 출시해 판매수익 전액은 패션의 자원순환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비영리사단법인 ‘다시입다연구소’에 기부하기로 했다.
사진보도자료
헤지스가 팝업스토어에서 선보인 업사이클링 패션 작품 중 하나. [사진=보도자료]
코오롱FnC의 경우 아예 업사이클링 전문 브랜드를 론칭할 정도로 업사이클링에 진심이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있는 코오롱FnC 남성복 브랜드 ‘시리즈’ 매장에 숍인숍(매장 내 또다른 매장) 형태로 ‘래코드(RE;CODE)’가 입점한 것. 코오롱FnC는 자사 30개 브랜드의 3년차 재고품들을 한데 모아 부자재까지 해체한 다음 완전히 탈바꿈해 새로운 형태의 옷을 선보이고 있다. 래코드에는 디자이너 4명, 장인 3명이 있으며 서울 한남동과 소격동에 두 개의 매장이 있다.
사진코오롱몰
코로롱 래코드의 여성코트와 팰츠 레이어링 스커트. 코트는 79만9000원, 하의는 47만9000원이다. [사진=코오롱몰]
코오롱 온라인 판매몰에 올라온 올 겨울 여성코트 경우도 크롭된 남성코트에 패널을 더해 풍성한 A라인 실루엣으로 바꾼 디자인이다. 조절 가능한 햄라인과 칼라리스 넥 디자인이 대조되는 풍성한 실루엣과 조화를 이루는 것이 특징이며 판매 가격은 79만9000원. 코트와 합께 모델이 입고 있는 하의는 텍스처가 다른 지속가능 울 원단을 배합해 완성한 팬츠 레이어링 스커트로 판매 가격은 47만9000원이다.

래코드의 베스트 셀러인 캔디백은 리사이클링 폴리에스터 원단을 사용했으며 가격은 7만9000원. 12.9인치 태블릭 수납이 가능한 래코드에어백은 코오롱인터스트리 차량용 에어백 소재가 적용됐다. 디바이스 보호를 위한 충격흡수 및 생활 방수 기능이 강화됐으며 탈착 크로스 스트랩으로 편의성이 가중된 제품으로 7만9000원의 판매가격이 책정됐다.
사진코오롱몰 캡처
코오롱 에어백. 자동차 에어백 소재가 적용된 태블릿 파우치다. [사진=코오롱몰 캡처]
패션 업계에 따르면 최근 자신의 소신에 따라 제품을 구매하는 ‘가치 소비’가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이처럼 친환경에 집중하는 의류 브랜드가 늘고 있다. 패션 산업은 연간 120억t의 탄소를 배출하며, 이는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8~10%를 차지한다. 

나이키는 올 8월 출시한 운동화 ‘인피니티 런 4’에 친환경 소재 ‘플라이니트’를 사용했다. 플라이니트는 신발 갑피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기존 대비 평균 60% 이상 줄인 소재다. 플라이니트 사용 신발에는 개당 6~7개의 재활용 플라스틱병이 들어가는 셈이다.

이들 외에도 삼성물산 빈폴, 아웃도어 브랜드 블랙야크 등도 폐기물을 업사이클링해 원단으로 사용하고 있다. 빈폴은 페트병, 헌 옷 등을 재활용한 패션 아이템들을 ‘그린 빈폴’ 라인으로 명명하고 있다. 블랙야크도 2020년부터 재생 의류 비율 50%를 목표로 페트병에서 추출한 재생 섬유로 여러 종류의 디자인들을 출시해왔다. 네파는 해양 수거 플라스틱을 재활용한 원단을, 노스페이스는 티셔츠부터 폴로티 등 제작에 재활용 소재를 적극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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