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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삼성전자, 길어지는 '지휘자' 공백에 흔들리는 '가전 1등'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고은서 기자
2023-12-19 06:00:00

수익성·실적 악화에 내년 임원 교체설도

겸직 많은 한종희 '지휘자' 역할 어려움

DA사업 '비밀병기' 어디에…"신가전 必"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겸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겸 생활가전DA사업부장사진삼성전자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겸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겸 생활가전(DA)사업부장[사진=삼성전자]
[이코노믹데일리] 삼성전자 생활가전(DA)사업부가 위기 국면을 맞이했다. 침체된 가전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올 1월 사업부 조직을 전면 개편했지만 연말인 현재까지도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명색이 '가전 1등'인데 복합위기 상황 속에서 대책 방안을 모색하지 못한 탓에 실적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LG전자 TV(HE)·생활가전(H&A)사업본부의 올 3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6152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같은 기간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DA사업부의 영업이익은 3800억원에 불과했다.

삼성전자 사업부 중 이전 분기(2분기)보다 매출이 떨어진 곳도 VD·DA사업부 뿐이다. 업계 관계자는 "실적을 발표할 때 VD사업부와 통합으로 발표해 각각의 정확한 수치는 알 수 없지만 연간으로 보면 올해 DA사업부는 영업적자를 낸 것으로 관측된다"고 밝혔다. 

내부에서는 내년에도 실적을 끌어올리지 못한다면 1년 뒤에 있을 정기 인사 분위기는 안정 속 혁신을 꾀한 올해 연말과 사뭇 다를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한종희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겸 DA사업부장, 유미영 DA사업부 부사장 등 임원들이 물러나고 세대 교체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최근 DX부문에 '비즈니스 개발 그룹'을 신설한다고 발표하며 위기설 진화에 나섰다. 이 그룹은 가전·모바일 등 신사업을 개발할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전망이다. 장기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미래 먹거리 발굴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가전 사업에서 뒤처지는 이유 중 하나로 컨트롤타워의 부재를 꼽는다. 지난해 10월 DA사업부장이었던 이재승 전 사장이 '일신상의 사유'로 돌연 사의를 표명하면서 DA사업부는 '선장 없는 배'격이 됐다. 이후 한 부회장이 1년 넘게 DX부문 전체를 총괄하며 VD사업부와 DA사업부 수장 역할을 겸했다. 여기에 부회장으로서 경영 활동까지 병행했다.

올 연말 인사로 한 부회장은 VD사업부장 역할을 내려놨지만 나머지는 모두 겸직을 이어가게 됐다. 맡은 일이 늘어나면 개별 사업부만의 차별화된 '비밀병기'를 내놓기는 쉽지 않다. 한 가지 직책만 맡아도 버거운 상황에 신사업을 이끌어갈 만한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이는 경쟁사인 LG전자와도 대비된다. LG전자 H&A사업본부를 이끄는 수장은 류재철 사장으로,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유일하게 사장으로 승진한 인물이다. 류 사장은 1989년 LG전자에 입사해 가전 관련 연구개발(R&D), 생산 등 다양한 분야를 거친 전문가다. 

류 사장의 승진 이후 LG전자 H&A사업본부는 성장세를 이어갔다. 가전 영역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식물가전 'LG틔운', 수제 맥주제조기 'LG홈브루', 이동형 TV 'LG스탠바이미고' 등 새로운 유형의 제품을 쏟아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기술 말고 답이 없다"고 강조했지만 기술을 구현할 토대인 개념 설계 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전 교체 주기는 계속해서 길어지는데 새롭고 신기한 제품을 만들지 않으면 발전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삼성전자를 덮쳤다. 업계 관계자는 "'누가 사지' 싶은 것도 수요가 있는 법"이라며 "LG전자가 내세우는 '취향 가전'처럼 소비자 이목을 끌 만한 삼성만의 무기가 필요한 때"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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