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업계에 따르면 조 회장의 아버지인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과 우군인 효성이 각각 18·19일에 한국앤컴퍼니 지분을 추가로 취득하며 조 회장의 경영권 방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조 명예회장은 지난 7일부터 한국앤컴퍼니 주식을 잇따라 매입해 20일 오전 기준 지분은 총 378만3718주(3.99%)로 늘었다.
효성그룹 계열사인 효성첨단소재도 전날(19일) 한국앤컴퍼니 지분 10만3860주(0.35%)를 추가 확보했다. 지난 18일 지분 14만6460주(0.15%)를 매입한 데 이어 두 번째다. 이로써 효성첨단소재의 지분은 총 0.51%로 늘고 조현범 회장 및 특별관계자의 지분은 46.08%에서 47.38%로 증가했다. 여기에 조 회장 지원에 나선 hy(옛 한국야쿠르트)가 확보한 지분까지 고려하면 조 회장 측 우호지분은 48% 이상으로 추정된다.
반면 조 명예회장의 장남인 조현식 고문은 MBK파트너스, 차녀 조희원씨에 이어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까지 합세해 반대 전선을 이루었다. 현재까지 이들이 확보한 한국앤컴퍼니 지분은 30.35% 수준으로, 업계에서는 조 회장이 여러 지원사격 덕분에 경영권 분쟁에서 승기를 잡았다고 평가한다. 결판이 날 내년 정기 주주총회까지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는데 아직 과반을 넘지 못해 안심하긴 이르다는 분석도 있다.
일각에선 한국앤컴퍼니와 전혀 다른 법인인 효성이 백기사로 나선 것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지분 매입에 나선 효성첨단소재의 재무구조 자체도 탄탄하지 않은 편이기 때문이다. 3분기 말 기준 효성첨단소재의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각각 296%, 58.7%로 나타났다. 이에 한국신용평가는 효성첨단소재의 신용등급 전망을 'A(긍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한 단계 내렸다.
업계에서는 효성이 계열사를 통해 추가로 지분을 확보하면서 본격적으로 경영권 분쟁에 참전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앞서 효성첨단소재는 지분 확보와 동시에 조현범 회장과 의결권 공동 행사를 목적으로 한 합의서를 맺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합의서도 맺고 이미 두 차례나 지분 매입한 효성이 단순히 치고 빠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조희경 이사장은 전날(19일) 효성그룹 계열사 효성첨단소재가 조 회장의 우호세력으로 나선 것에 대해 "사촌들이 조현범을 밀어주고 싶으면 개인이 지원해 줘야지 효성첨단소재 회삿돈으로 지원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배임 소지도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국앤컴퍼니 측은 20일 입장문을 내고 "효성의 지원은 안정적인 비지니스 관계 유지를 위한 목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는 투자은행(IB) 업계 전문 변호사들의 의견이 언론을 통해서도 보도된 바 있다"며 "경영권 방어와 비지니스 안정을 원하는 본인의 큰집까지 싸잡아 비난하는 것은 돈에 눈이 멀어 천륜을 저버리는 언행"이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