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이 시공한 서울 은평구 불광동 신축 아파트의 일부 기둥에서 띠철근이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아파트는 4271㎡ 부지에 지하 3층∼지상 17층, 2개 동 145가구 규모로 들어서는 민간 임대 아파트다.
분양사업을 추진한 시행사는 “전면 재시공하거나 아파트 전체를 사가라”고 요구하는 등 대우건설과 법적 절차에 돌입할 뜻을 시사했다.
1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최근 외부 안전진단 기관을 통해 이 아파트의 기둥과 벽체 등 부재 1443개를 대상으로 조사를 한 결과 지하 1층 주차장의 기둥 7개에서 띠철근 시공 이상을 발견했다.
띠철근이란 건물 하중을 버티기 위해 기둥에 세로 형태로 들어가는 주철근을 가로로 묶어주는 철근을 말한다.
이상이 발견된 기둥 7개의 띠철근은 15㎝ 간격으로 설계됐으나, 실제 30㎝ 간격으로 시공됐다. 띠철근이 실제 들어가야 할 곳은 12개지만 이 같은 간격 탓에 절반이 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띠철근이 제대로 시공되지 않을경우 하중에 의한 주철근 변형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띠철근 간격이 다르게 시공된 데 대해 대우건설 관계자는 "작업자들의 실수로 보인다"며 "30㎝ 간격으로 넣도록 한 기둥도 있어 작업 과정에서 착각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는 빠진 기둥들에 대한 보강 공사를 마친 상태다. 총체적 부실은 아니고 일부에서 이상이 생긴 것”이라고 밝혔다.
시행사 측은 대우건설에 “안전성 확보를 인정할 수 없다”며 전면 재시공을 요청하거나 아파트 인수를 요구하고 있다. 더하여 대우건설을 수사기관에 고발할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건설은 분양률이 저조해 사업성이 낮아진 사업을 시공사에 떠넘기기 위해 시행사가 시공 품질 문제를 과장하고 있다고 맞서고 있다.
현재 이 아파트는 80%가량 미분양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에서 건설품질과 안전확보 핵심역할을 하는 감리는 뒤늦게 문제를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시스템 미작동에 의한 '철근누락' 사태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건설업계 전문가는 "이번 사태는 LH뿐만 아니라 건설업계의 만연한 문제였다는 것이 확인된 것이다. LH는 공공성을 띄었기 때문에 관리감독 문제에 대한 혁신방안이 나온 것인데 민간건설사에서도 이런 일이 발생한다면 국토부가 발표한 혁신안을 (민간건설사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