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축제

[K-축제] 한국 에든버러 축제를 꿈꾼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한석진 기자
2024-03-28 05:00:00

스코틀랜드 수도 매년 8월 세계적 만남의 장

1년 전부터 숙소 예약…1조2500억 경제효과

민관 협력, 시민의식…독창적 한국축제 기대

지난해 8월 영국 에든버러 페스티벌 극장에 에든버러 인터내셔널 페스티벌EIF 초청작인 국립창극단의 트로이의 여인들 홍보물이 걸려있다연합뉴스
작년 8월 영국 에든버러 페스티벌 극장에 에든버러 인터내셔널 페스티벌(EIF) 초청작인 국립창극단의 '트로이의 여인들' 홍보물이 걸려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매년 8월 스코틀랜드 수도 에든버러는 전 세계에서 가장 '핫'하게 달궈진다. 전 세계에서 몰린 수백만 관광객들로 도시 전체가 들썩인다. 영국 런던에서 기차로 네 시간가량 북쪽으로 달려야 닿고 특유의 안개 자욱한 어두침침한 분위기 속에서도 세계 최대 축제로 꼽히는 에든버러 국제 페스티벌(EIF, Edinburgh International Festival)에 참가하기 위한 행렬이 끊이지 않는다.
 
이곳까지 오는 교통편과 숙소는 이미 1년 전부터 매진이다. 에든버러 시민들도 이때부터 축제를 즐기는 참가자이자 외국인을 직접 상대하는 페스티벌 전문가로 변신한다. 27일 현재 에드버러 시(市) 당국과 축제추진위원회는 올해 손님맞이 준비로 분주하다.
지난해 8월 영국 에든버러 인터내셔널 페스티벌EIF 극장에서 열린 국립창극단 트로이의 여인들 공연 홍보물 연합뉴스
작년 8월 영국 에든버러 인터내셔널 페스티벌(EIF) 극장에서 열린 국립창극단 '트로이의 여인들' 공연 홍보물 [사진=연합뉴스]
◆年300만명 몰린 세계 최대 공연…지역경제 시너지
 
에든버러 페스티벌은 음악·미술·영화·텔레비전 등 각종 예술 분야와 관련된 주제로 벌이는 수십개 축제를 총칭한다. 2차 세계대전으로 피폐해진 인간 정신의 회복을 꾀하는 장을 마련한다는 목표가 지향점이다.
 
참가작도 스코틀랜드나 영국으로 국한하는 대신 시선을 세계로 돌려 국제적인 규모의 축제를 지향했고, 그래서 공식 명칭도 에든버러 국제 페스티벌(EIF, Edinburgh International Festival)이라고 불린다.

통상 공연 축제로 명성이 높은 에든버러 축제는 '에든버러 프린지(Edinburgh Fringe)'를 말한다. 1947년 페스티벌이 처음 열렸을 때, 공식 초청을 받지 못했던 8개 극단이 도시 외곽에서 그들만의 축제를 따로 열었다.
 
그때 한 기자가 이들을 보고 “공식 초청작보다 도시 외곽(fringe)의 공연들이 더 재미있다”는 기사를 썼다. 그때부터 작은 규모에 실험적이고 도발적이며 신선한 아이디어가 넘실대는 소극장 공연을 프린지라 부르게 됐다.
 
그래서 지금도 에든버러 국제페스티벌과 프린지는 별개의 행사로 여겨지는 전통을 유지하고 있다.
 
에든버러 프린지에서 소개되는 공연들은 한 시간 남짓 미완의 작품들이 대부분이다. 세트도 소품도 완벽하지 않다. 공연을 마치면 다음 공연을 위해 무대도 빨리 비워줘야 한다. 관객들도 바쁘긴 마찬가지다. 웬만큼 일정을 잘 짜지 않으면 인기 공연을 놓치기에 십상이다.
 
에든버러 프린지는 세계 최대 규모의 공연 행사로 성장했다. 1980년대에는 참가작들이 급속히 늘어나면서 수백 개 극단과 프로덕션이 참여하기 시작했고, 공식 주관기구도 생겼다. 도시 곳곳에 자리한 교회, 성당, 학교, 가게 등은 공연장으로 바뀐다. 자연스럽게 요식업, 숙박업, 기념품 가게도 덩달아 호황을 누린다.
 
그 결과 에든버러에는 연간 300여만명 관광객이 몰린다. 해마다 이 축제로 7000여개 일자리를 창출하고, 1조2500억원 규모 지역경제 파급효과와 2600개 작품 참가비, 공연 수익 등으로 약 60억원 수입을 내고 있다.
 
축제가 도시 이미지를 창출해내고, 관광자원이 되며 시민 삶의 질도 높이는 시너지를 창출한다.
 
제52회 강진 청자축제 개막식행사강진김옥현 기자
제52회 강진 청자축제 개막식행사 [사진=김옥현 기자]
◆걸음마 수준 한국 축제…올해 도약 최적기로

반면 한국의 축제는 초라하다. 올해도 어김없이 다양한 축제가 전국 방방곡곡에서 열리지만 세계적 명성을 얻은 곳은 찾기 어렵다.
 
마을 장터를 연상케 하는 곳에서 가수들을 데려와 공연하고, 위생시설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채 먹거리를 팔고, 질 나쁜 기념품을 파는 모습은 어느 축제에서나 볼 수 있는 식상한 풍경이다.
 
지역적 특색과 관련이 없는 체험장 시설도 관광객들의 발길을 돌리게 하는 요인이다. 축제를 한 철 장사로 생각하는 일부 상인들의 바가지 상술도 쉽게 사라지지 않는 고질병이다.
 
이런 축제마저도 시장, 군수 등 자치단체장이 바뀌거나 담당 공무원이 바뀌면 원점으로 돌아가는 일도 허다하다.
 
사진 에든버러 페스티벌 프린지 소사이어티
[사진= 에든버러 페스티벌 프린지 소사이어티]
축제를 열기에 악조건을 안은 에든버러지 환경이지만, 전통 있는 관광축제의 개발과 지역 인프라의 효율적인 이용으로 세계적 관광지로 거듭난 데는 결코 우연이라 할 수 없다. 민관이 협력하고 각 분야의 전문가가 자기 자리에서 충실한 역할을 해주기에 가능한 일이다.
 
전 세계 모든 관광객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즐기게 하며, 지역 경제 활성화에 톡톡히 한몫하고 있는 그들에게 불황은 없어 보인다.
 
K팝에 드라마와 영화 등 한류 열풍이 휘몰아치고 있다. 세계인 이목이 한국으로 쏠린다. 대한민국에도 천편일률적인 축제는 지양하고 다른 어느 곳에서도 즐길 수 없는 콘텐츠를 개발해 세계적 명품 축제를 탄생시켜야 한다.
 
이젠 우리도 한국판 에든버러 축제를 꿈꿀 때다. 2024년 한국 축제 도약의 해가 되길 바란다.
 
사진페이스북
[사진=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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