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메일을 개발 관련 부서 실무진 60여 명에게 '4.3인치 패널 담당자 확인'이라는 제목으로 발송했다.
17일 본지가 입수한 해당 메일을 보면 보급형 세탁건조기는 비스포크 AI 콤보에 적용된 7인치 디스플레이 대신 4.3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보급형 제품 양산 시작일은 7월 26일, 출하 승인일은 7월 31일로 예정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DX사업부문장(부회장)도 1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 디자인 전시회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 "비스포크 AI 콤보의 프리미엄과 보급형 버전이 나올 예정"이라고 했다.
삼성전자가 지난 1월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박람회인 'CES 2024'에서 '인공지능(AI) 스크린 시대'를 선언한 뒤 줄곧 7인치짜리 스크린을 강조하던 것과는 다른 행보다.
지난 2월 출시한 비스포크 AI 콤보 제품 전면에는 7인치 풀터치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을 적용했다. 지난달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웰컴 투 비스포크 AI' 미디어데이에서도 삼성전자 관계자는 비스포크 AI 콤보를 시연하며 "거실에서 보던 영상을 세탁기로 연결해 감상할 수 있다"며 7인치 스크린을 자랑했다.
시장에선 일체형 세탁건조기로 경쟁하는 LG전자가 프리미엄 제품과 보급형 제품으로 시장을 공략하는 ‘투트랙 전략’에 나서자 7인치 패널을 고수하던 삼성전자도 전략을 수정한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LG전자는 7인치 LCD 패널을 탑재한 프리미엄 제품 'LG시그니처 세탁건조기'와 2.4인치 LCD·발광다이오드(LED) 패널을 적용한 보급형 'LG 트롬 오브제컬렉션 워시콤보'를 내놨다.
화면이 작아지게 되면 기능은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패널을 줄이는 게 단순 비율을 줄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개발이 쉽지는 않다"며 "화면이 작아지기 때문에 기능은 상당 부분 제한하는 방식으로 적용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도 "보급형을 출시하는 이유는 많이 팔기 위한 전략이다. 보급형 제품으로 가려면 질적 차이를 줘야 하기 때문에 디스플레이 패널이 작아지거나 기능이 제한돼 구현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