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항공업계와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은 입찰자들에게 유리한 ‘매수자 우위’ 거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급한 쪽은 대한항공이다. 유럽연합(EU) 경쟁 당국인 EU 집행위원회(EC)가 지난 2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조건부 승인하면서 대한항공은 올해 안에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부문 매각을 완료해야 한다. 대한항공은 올해 상반기 매각 절차를 마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매도자 입장에서 빨리 매각을 성사시켜 최종 인수를 이끌어내지 않으면 합병이 어려워지는 절박한 상황”이라며 “대한항공이 어떻게든 최종 인수를 이끌어내기 위한 전방위적인 노력을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매각가를 두고 매각 측과 인수 측 사이 신경전도 시작됐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의 몸값은 최소 5000억원으로 알려져 있지만, 적격인수 후보(숏리스트)로 선정된 저비용항공사(LCC) 4곳에서는 매각가가 지나치게 고평가됐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회사 내부에서는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특히 5000억원은 팬데믹 시기 극호황을 맞이했을 때 매출을 반영한 것이라 인수했을 때 그 정도 가치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2022년 4분기는 코로나19 영향으로 항공화물 운임이 정점에 달하던 때로 해당 분기에만 1200억원의 영업이익이 났다. 지난해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영업이익이 700억원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와 미래 항공화물 운임 가격을 고려해 협상 과정에서 매각가 조정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헐값 매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22년 4분기 실적이 포함되면서 매각가가 과대 포장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그 부분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릴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신경전과 별개로 HMM의 경우처럼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되더라도 매각 작업이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 사모펀드 운용사 VIG파트너스가 대주주인 이스타항공을 제외한 나머지 후보의 자금 조달 계획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