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데이터 연구소 CEO스코어는 매출이 높은 500개 기업 가운데 이달 16일까지 분기보고서를 제출한 334개사의 1분기 실적을 집계해 17일 발표했다. 이들 기업의 매출액 합계는 772조7826억원, 영업이익은 50조5613억원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0.5%, 영업이익은 57.1% 늘었다.
업종별로는 반도체 업황 반등에 힘입은 IT·전자가 뚜렷한 실적 개선세를 보였다. 지난해 1분기 8666억원 적자를 낸 IT·전자 업종은 올해 11조4302억원 흑자로 전환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영업이익 증가폭은 각각 5조9658억원, 6조2883억원에 이르렀다.
전력·에너지 공기업의 선전도 눈에 띄었다. 지난해 1분기 5조3253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한 공기업은 올해 2조5934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공기업 중 한국전력은 영업이익 개선폭이 집계 대상 기업 중 가장 큰 7조4769억원이나 됐다. CEO스코어는 지난해 3차례에 걸쳐 전기요금이 올랐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한국가스공사와 지역난방공사는 재무 건전성 개선 작업과 난방비 조정 등 영향으로 각각 9216억원, 2086억원 영업이익을 거뒀다.
지난해 실적 랠리를 이어간 자동차·부품 업종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들 업종의 영업이익은 8조9310억원으로 1년 전(7조9125억원)보다 12.9% 증가했다.
반면 석유화학 업종의 1분기 영업이익은 2조4021억원으로 전년 동기(4조5053억원) 대비 절반 가까이 쪼그라 들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중동 분쟁 발발에 더해 중국발 수요 둔화까지 겹치며 수익성이 악화됐다.
철강 업종 역시 건설 경기 악화로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1조1136억원에서 올해 7505억원으로 30% 급감했다.
CEO스코어는 "지난해 반도체 한파로 큰 어려움을 겪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를 필두로 주요 대기업이 올해 들어 본격적인 상승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평가된다"며 "석유화학, 철강 등은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유가 상승, 수요 약화, 중국 경기 침체 등 영향으로 부진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