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대공원 장미축제가 지난 22일 개막했다 지난 23일 축제가 열린 울산 남구 울산대공원 입구 사진성상영 기자](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4/05/24/20240524160401856746.jpg)
지난 23일 울산 남구 울산대공원에서는 장미축제가 한창이었다. 축제 현장은 평일 오후인데도 인파로 북적였다. 내리 쬔 햇볕에서 후덥지근한 여름 기운이 느껴지기도 했지만 사람들은 아랑곳 않고 셀피 찍기에 바빴다. 전날(22일) 개막한 축제는 '러브스토리 인 울산'을 주제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265종 300만 송이 장미가 손님을 맞았다.
울산대공원 장미축제는 지방자치단체와 기업이 함께 개최해 여러 축제 가운데서도 의미가 남다르다. 울산시와 SK이노베이션은 울산대공원이 본격적으로 문을 연 2006년부터 올해까지 코로나19 팬데믹 2년을 제외하고 16년간 축제를 함께 만들어 왔다.
![장미축제가 열린 지난 23일 울산대공원에 장미가 만개한 모습 사진성상영 기자](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4/05/24/20240524160509684052.jpg)
라경림 SK에너지(SK이노베이션 자회사) CLX 대외협력실 차장은 "매 주말이면 휴양지를 찾아 울산을 탈출해 부산이나 경주로 향하는 행렬이 이어졌다"고 회고했다. 울산에는 태화강이나 울산만 같은 수변 지역이 있지만 산업화로 인한 환경오염이 심각해 쉴 곳이 못 됐다.
제대로 된 녹지를 울산에 조성하겠다고 나선 것은 SK였다. SK가 '섬유에서 석유까지 수직 계열화를 완성한다'는 목표를 실현한 무대가 울산이었기 때문이다. 1968년 설립한 '울산직물'이 오늘날 매출 77조원 규모를 자랑하는 SK이노베이션에 이르는 과정은 곧 울산 발전의 역사와 같았다.
![장미축제가 열린 지난 23일 울산대공원에 장미가 만개한 모습 사진성상영 기자](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4/05/24/20240524160616291951.jpg)
SK이노베이션은 "110만 울산 시민에 1인당 1평(3.3㎡)의 녹지를 선물한다"는 최종현 회장 뜻에 따라 울산대공원을 조성, 울산시에 기부 채납했다. 울산대공원 면적은 최 선대회장이 약속한 대로 364만㎡(330만평)을 자랑한다. 이는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340만㎡)보다도 넓다.
거대한 도심 속 공원이 만들어지기까지 과정은 험난했다. 1997년 첫 삽을 뜨고 1년여 만인 1998년 최종현 선대회장이 타계하고 이른바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까지 겹쳤다. 경영권을 이어받은 최태원 SK 회장은 "울산 시민과 한 약속을 반드시 지키겠다"며 어려움 속에서도 뚝심으로 사업을 밀고 나갔다.
![울산대공원에 있는 SK광장 각종 문화 행사가 열리는 곳으로 SK그룹·SK이노베이션과 울산시의 신뢰를 상징한다 사진성상영 기자](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4/05/24/20240524160750477220.jpg)
그러자 울산시와 울산상공회의소 등을 주축으로 'SK 주식 사기 운동'이 벌어졌다. 울산 시민들은 지역 발전에 크게 공헌하고 회색 도시 울산에 녹색을 입혀준 SK를 십시일반 돕겠다며 발 벗고 나섰다.
이에 힘입어 SK그룹은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고 울산대공원을 무사히 시민의 품에 안겨줄 수 있었다. 울산대공원과 장미축제는 기업과 지역사회 간 신뢰의 상징이자 울산의 명물이 됐다. 정연용 울산시 녹지공원과장은 "이제는 전국적인 축제로 자리 잡은 장미축제 덕분에 매년 울산을 찾는 관람객이 늘고 있다"며 "올해는 40만명 이상이 방문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