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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ave]유튜브③ '알고리즘의 선택'...팍팍해진 삶에 '온기와 웃음'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안서희 기자
2024-06-27 06:00:00

우연히 본 영상으로 '힐링'...알고리즘의 순기능

충청도 귀요미 '태하의 육아일기'...이모들 마음 녹이며 대세로

고정관념 '타파' 26살 반도체공장 노동자 '김말썽'...꾸밈없는 모습으로 진정성 전달



 
[사진=태요미네 유튜브 채널 캡쳐]
 사진태요미네 유튜브 채널 캡쳐위 김말썽 유튜브 채널 캡쳐아래
[사진=태요미네 유튜브 채널 캡쳐(위), 김말썽 유튜브 채널 캡쳐(아래)]

[이코노믹데일리] 유튜브를 시청하다 보면 가끔 생뚱맞은 영상들이 올라오곤 한다. 아는 바로 ‘알고리즘’ 때문이다. 나와 같은 연령대나 같은 시청 시간에 인기가 많은 영상 등의 교집합인 영상들을 유튜브에서 자체적으로 추천하는 프로그램이다. 최근 유튜브 알고리즘으로 단숨에 인기가 급상승한 이들이 있다. 충청도 똘똘이 ‘태하’와, 반도체공장 노동자로 일하는 26살 ‘김말썽’이다.
 
태하는 ‘태요미네’라는 유튜브 채널의 주인공이다. 올해 초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쇼츠(1분 미만 짧은 영상)를 통해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나이가 어려 보육시설에 가지 않고 엄마와 함께 보내는 일상이 대부분이지만, 태하에겐 조금 특별함이 있다. 바로 ‘분리 수면’과 ‘높은 어휘력’이다.
 
태하는 우리 법정 나이로 2세, 이 어린 나이에도 저녁 9시쯤 혼자 잠 들고 오전 7시 반이면 밝게 일어나 인사를 한다. 이런 태하의 모습에 전국의 이모, 삼촌들이 놀라고 녹았다. 알고 보니 8개월 때부터 분리 수면에 성공해 꾸준히 이어져 오고 있다는 것이다.
 
태하의 아침은 자신의 방에 있는 무드등을 끄고 문 앞에서 엄마를 부르며 시작된다. 그럼 문 밖에 있던 엄마가 기다렸듯이 방문을 열고 지난밤 안부를 물으며 활기찬 하루를 보낸다.
 
유튜브 알고리즘의 선택을 받은 태하의 영상은 다양하지만, 그 가운데 ‘아빠 타봐 내가 밀어줄게’라는 영상과 ‘확신의 충청도 baby’란 두 영상이 빠르게 공유되며, 각각 좋아요 수 42만과 32만을 달성했다. 특히 ‘아빠 타봐 내가 밀어줄게’ 영상은 부동의 좋아요 1위다. 그네를 탄 아빠를 밀어주려다 부딪혀 엉덩방아를 찧은 태하는 놀라 아빠를 "너"라고 지칭하다 정신 차리고 “아빠 살살해죠”라고 말하는 모습에 이모, 삼촌들의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태하는 수준 높은 어휘력으로 문장을 구사하는데, 이는 ‘그릇 갖구 와’ 영상에도 그 모습이 담겨 있다. 가족과 함께 빵을 먹는 상황에서 아빠가 빵을 주는 과정에서 식탁에 놓으면서 영상의 킬링 포인트가 나온다. 아빠가 접시가 아닌 식탁에 빵을 두자 태하는 “바닥에다 놓는 건 아니잖아? 그릇 갖고 와”라고 자신의 입장을 정확히 전달하며 시청자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한 구독자는 “정말 2021년생 맞냐. 아기가 본인 의사 표현을 정확하게 하기 힘든데, 표현력이 대단하다”라며 “너무 귀여워서 계속 보게 된다”고 감탄했다.
 
김말썽의 경우 반도체 공장 노동자로 자신의 하루를 브이로그로 올리며 요즘 보기 힘든 진솔한 청년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그는 자신이 과거 축구선수였지만, 군대를 다녀온 후 선수 생활을 그만두고 2022년 4월 반도체 공장 노동자로 일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김말썽은 선수를 그만둔 이유로 “군대 기간 동안 선수 생활을 못 한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언급하며, 이어 “나는 축구를 잘하는 선수가 아니었다. 그래서 그만두게 되었을 때 후회 없이 과감하게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김말썽의 브이로그를 보면 그는 새벽 5시 40분에 일어나 이른 아침을 맞이하고 오후 7시에 퇴근하는 생활을 한다. 김말썽은 “모든 일에는 뜻이 있고 자신이 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한다”라며 건강한 마인드를 보였다. 이러한 진솔한 이야기를 담은 브이로그는 유튜브 알고리즘의 선택을 받게 됐고, 김말썽은 10만을 달성한 유튜버가 됐다.
 
한편 그는 지난 5월 2년간 일한 반도체 공장 노동자를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브이로그를 운영 중이다. 마지막 반도체 현장 브이로그에 한 구독자는 “(나도) 현장 관련 업무를 하고 있는데, 애초에 젊은 친구들은 잘 오지 않고 몇 번 하다가 도망가고 잠수 타는 게 일상”이라며 “그런데 저기서 2년을 다니고 어른들한테 이쁨받고 퇴사할 때도 웃으면서 응원받고 나가시는 거 보면 성공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구독자는 “영상 보면서 나도 더 치열하게 살아야지, 노력하며 살아야지 생각한다”라며 “선한 영향력을 줘서 고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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