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홍콩=신화통신) 홍콩 조국 반환 27주년을 맞아 중국 전통문화의 멋을 알리는 다채로운 행사가 열렸다.
홍콩 빅토리아공원에서 칠교판(七巧板·7개의 조각으로 이루어진 도형)으로 만든 거대한 용과 봉황 그림 앞에서 홍콩 시민 장인핑(張銀萍·69)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었다. 은색 매듭 단추로 장식된 짙은 자주색의 프린팅 치파오 차림을 한 장씨 뒤로는 산시(陝西)성 황제릉(黃帝陵), 쓰촨(四川)성의 고대 유적지 싼싱두이(三星堆), 산둥(山東)성의 '팔선과해(八仙過海·여덟 신선이 바다를 건너는 이야기)' 신화 장권(長卷) 등 압축된 경관이 펼쳐져 있다.
'홍콩 조국 반환 27주년 기념행사' 중 하나로 '빅토리아 공원 반환 기념' 행사가 개막했다. '다채로운 절경을 통해 보는 중국'을 주제로 중국의 전통문화 요소를 빅토리아공원 곳곳에 수놓았다.
◇다채로운 문화의 향연
산시성 황제릉 문화 테마전은 차오산(橋山) 봉우리의 절경을 빅토리아공원에 그대로 옮겨 홍콩 시민들에게 중화민족 인류문화의 시조 헌원(軒轅) 황제(黄帝)의 이야기를 전했다. 이 밖에 흑도(黑陶), 몐화(面花·찹쌀가루나 밀가루에 색을 첨가해 인물이나 동물의 형상을 만드는 중국의 전통 민속공예), 전지(剪紙·종이 공예) 등 현지 전통 수공예품도 전시됐다.
홍콩둥관(東莞)사회단체총회는 많은 무형문화유산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전시품 중 원단을 모아 엮어 맏든 턱받이, 아기 띠 등 유아용품도 방문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한 어린이는 "이게 뭐예요"라고 질문을 던지며 호기심을 보였다.
"백세패(牌)로, 어린이의 100세 장수를 기원합니다." 사회단체 자원봉사자 차이(蔡)씨가 대답했다.
시민 린수펀(林淑芬)은 "홍콩에도 이런 풍습이 있다"면서 제작법을 설명했다.
무형문화유산 전시품 옆에는 전통문화를 바탕으로 디자인한 둥관 아트토이 브랜드도 전시돼 있다. 차이씨는 링난(嶺南) 문화의 새로운 발전을 홍콩 시민과 공유하고 싶다고 말했다.
◇전통과 현대의 만남, 새로운 문화 체험
청록 빛을 띠는 산둥 옌타이(煙臺) 전시구역. 옌타이시 관광지인 펑라이거(蓬萊閣) 모형 아래 가득 핀 모형 연꽃과 사방에서 피어오른 연기가 섬을 걷는 듯한 느낌을 선사했다.
"나의 청춘으로 돌아왔구나!" 관람객들의 탄성이 쏟아졌다. 전시구역에 퍼지는 배경음악은 지난 1985년 홍콩 아시아TV가 방영한 인기 드라마 '팔선과해'에서 등장한 것으로, 전시 측이 특별히 준비한 이벤트다.
전시장 중앙의 거대한 장권은 고전의 정취와 현대 미학을 반영한 흥미로운 '팔선과해'의 전설을 생생하게 풀어낸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 밖에 쓰촨 더양(德陽) 전시구역에는 싼싱두이 문화크리에이티브존이 관람객의 발길을 모았다. 청동대립인상(大立人像), 청동종목가면 등 복각 문화재는 물론 달걀 껍데기 형상을 한 VR 인터랙트 캡슐도 소개됐다. 관람객은 가상현실 기술을 통해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던 싼싱두이의 고고학적 의미를 들여다보고 고고학 신기술을 직접 조작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문화관광의 활력 UP
춘추시대 군막을 연상케하는 산둥 빈저우(濱州) 전시구역에는 병성(兵聖) 손자(孫子)의 조각상이 우뚝 서 있다. 양쪽에는 '손자병법'의 고전 문장이 새겨진 현판이 자리해 있다.
군막 입구에서 갑옷을 입고 총칼을 든 채 보초를 선 몇몇의 젊은 '병사' 근처로 사람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사진을 찍던 빈저우시의 우디(無棣)현 직업중등전문학교 학생 배우들이 신난 목소리로 손자를 소개했다.
학생 중 한 명인 리청(李程)은 "'손자병법'은 병서일 뿐만 아니라 군사를 넘어선 분야까지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하며 관람객을 향해 "우리 고향에 놀러 오신 것을 환영한다"고 전했다.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 전시구역에서 설탕인형(糖人), 가죽 가방 조각 등 현지 무형문화재 프로젝트를 선보인 류커빈(劉克斌) 선양시 문화관광·방송국 국장은 "전시를 찾은 중국 본토의 많은 시민들이 자신들의 독특한 문화 자원을 바탕으로 홍콩 특구의 반환을 축하하고 홍콩의 발전을 지지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