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올해 상반기 라면 수출액이 역대 최고를 기록하며 라면업계의 2분기 실적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중국, 미국, 유럽 등 글로벌 전역서 라면 수출액이 동시에 상승해 6개월 간 8000억원어치가 팔렸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퍼진 매운 맛 라면 챌린지와 현지 소비자의 입맛에 맞춘 다양한 신제품이 좋은 반응을 얻은 것으로 분석된다.
삼양식품과 농심이 올 2분기 호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내수 비중이 높은 오뚜기는 상대적으로 주춤한 실적을 낼 것으로 보인다.
5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6 .개월간 라면 수출액은 작년 동기보다 32.3% 증가한 5억9000만 달러(약 8000억원)로 집계됐다. 매달 1억 달러어치의 라면이 수출된 셈이다.
한국 라면의 최대 시장인 중국과 미국은 온라인 채널이나 대형마트 입점 확대로 지난달 말 누적 수출액이 1억 달러를 각각 돌파했다. 유럽 수출액도 꾸준히 늘어 상반기 기준 최초로 1억 달러를 넘었다.
성장세가 가장 가파른 시장은 미국으로, 라면 수출액 증가율이 58%나 됐다.
농식품부는 “소셜미디어에 불닭볶음면 챌린지가 인기를 끌면서 입소문이 퍼졌고 현지 소비자 입맛에 맞춘 다양한 신제품이 출시되면서 수출이 가속화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 다.
라면 수출은 연초부터 순항했다. 지난 4월 라면 수출액이 월간 기준 처음으로 1억 달러를 넘어서는 등 월별 수출액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4월 수출액은 1억852만 달러로 전년 동월(7395만 달러) 대비 46.8% 늘었다. 종전 월간 최대 수출액으로 집계된 2월 수출액(9290만 달러)보다 16.8% 증가했다.
라면사 중 해외 사업 비중이 가장 높은 삼양식품은 올해 초 미국에서 ‘까르보불닭볶음면’이 품귀 현상을 빚는 등 불닭 신드롬을 이어가고 있다.
삼양식품의 올해 1분기 해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3% 증가한 2889억원이다. 전체 매출에서 해외가 차지하는 비중은 75%까지 높아졌다.
삼양식품은 해외 비중이 늘어남에 따라 경남 밀양2공장을 건립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 완공 시 연간 생산량은 최대 5억6000만개로 확대되고, 삼양식품의 전체 라면 생산량은 기존 18억개(원주, 익산, 밀양1공장)에서 약 24억개로 증가할 예정이다.
증권가가 바라보는 삼양식품의 실적 전망도 훈훈하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회사 2분기 연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3774억원과 921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보다 32.3%, 109.0% 늘어날 것”이라며 “삼양식품 매출은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고 영업이익은 기대치를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농심도 해외 수요에 발맞추기 위해 국내외 전략을 다각화한다. 농심의 1분기 해외 매출액은 3292억원으로 전체 매출 중 37.7%를 차지한다.
유럽에선 프랑스를 거점으로 EU(유럽연합) 공략을 강화하기 위해 하반기 미국 제2공장의 용기면 라인을 증설할 예정이다. 라인이 가동되면 미국 법인의 연간 생산량은 현재 8억5000만개에서 10억1000만개로 확대된다.
실제 미국 법인에서 용기면 판매 비중은 지난해 약 63%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에선 수출 전용 공장을 추진하고 울산 삼남 물류단지에 2290억원을 투자해 신규 물류센터를 짓는다.
다만 내수 비중이 높은 오뚜기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실적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오뚜기의 해외 비중은 약 10% 미만이지만 올해 본격적으로 해외사업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최근에는 유일한 해외 라면 공장인 베트남에 할랄 설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