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은 19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2024 하반기 롯데 VCM'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신동빈 회장을 비롯해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이사, 각 사업군 총괄대표, 계열사 대표 등 80여명이 모여 중장기 전략을 논의했다.
회의는 엄중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이날 그룹 경영 목표인 '지속 가능 성장을 통한 기업 가치 제고'를 언급하며 "예상하지 못한 위기가 발생하더라도 이를 극복하면서 지속 성장하는 기업을 만드는 것이 우리의 역할임을 잊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신 회장은 또 기존 사업의 본원적 경쟁력 강화와 글로벌 사업의 안정적 수익 창출, 미래 성장을 위한 고부가가치 사업 확대, 재무 건전성 관리 강화를 4대 과제로 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강도 높은 쇄신을 사장단에 촉구했다.
신 회장은 '혁신가의 딜레마'를 인용해 "미래를 위해 혁신하지 않는 기업은 결국 선도 지위를 잃어버리게 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혁신가의 딜레마란 시장을 선도하는 기술을 가진 기업이 어느 시점부터 혁신을 이뤄내지 못하고 후발 기업에 시장을 잠식당하는 현상을 말한다. 클레이턴 크리스텐슨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가 1997년 출간한 저서 '혁신가의 딜레마'에서 이 용어를 처음 사용했다
지주회사인 롯데지주만 놓고 보더라도 당기순이익(연결 기준)이 2022년 3366억원에서 지난해 1637억원으로 반 토막 나고 부채가 12조4091에서 13조4876억원으로 증가하는 등 실적이 악화됐다.
신 회장은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수단으로 인공지능(AI)을 꼽았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9월 AI 태스크포스(TF)팀을 발족한 데 이어 올해 초 전 계열사에 업무용 AI 플랫폼 '아이멤버(Aimember)'를 도입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신 회장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고부가가치 사업 확대가 필요하다고 지적하면서 바이오 의약품 위탁 개발·생산(CDMO), 전기차 배터리 소재, 전기차 충전 서비스를 신성장 동력 발굴 예시로 들었다. 재무적 측면에서는 투자를 할 때 더욱 면밀하고 철저하게 사업성을 검토할 것을 당부했다.
이번 하반기 VCM에서는 스타트업의 혁신 사례를 소개하는 '2024 롯데 인베스트먼트 쇼케이스'도 진행됐다. 롯데 경영진은 유망 스타트업의 기술을 체험하고 투자 방안을 모색했다. 신 회장은 "유망 스타트업 투자를 통해 사업 기회를 발굴하는 것은 새로운 성장의 씨앗을 확보하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