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은 지난해 12월 자체 진행한 설문조사 ‘S.O.F.T’에서 2809명 중 70.6%(1986명)가 ‘오직 취미를 위해 여행을 결정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이 같은 답변을 한 사람들 중 가장 많은 31.8%(536명)가 ‘여행지에서 취미를 위해 20~30만원의 추가 지출을 할 의향이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특히 좋아하는 영화나 드라마 촬영지를 찾아가는 일명 ‘성지투어’가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항공권 검색 플랫폼 스카이스캐너는 ‘트래블 트렌드 2024’ 보고서에서 지난해 한국인 여행객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10명 9명이 영화나 TV 프로그램에서 본 장소를 방문하길 희망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중 절반은 실제로 여행을 예약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제주항공이 새로 취항한 노선에서도 이 같은 경향은 두드러졌다. 일본 마쓰야마와 오이타는 인기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과 ‘스즈메의 문단속’의 배경으로 유명한데, 지난해 3월과 6월에 해당 노선을 신규 취항한 이후 올해 6월까지 탑승객 수가 월평균 17% 증가했다고 제주항공은 밝혔다. 이 밖에도 최근 레트로 열풍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80~90년대 영화 ‘중경삼림’과 ‘영웅본색’의 촬영지 홍콩도 성지투어 여행지로 주목받고 있다.
서핑, 프리다이빙 등 해양 레포츠를 즐기기 위한 여행도 인기다. 제주항공이 운영하는 스포츠 멤버십 전체 사용 인원의 절반 이상(51.9%)이 필리핀 노선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필리핀 세부와 보홀은 다양한 난이도와 다이빙 포인트를 보유해 세계적인 스킨스쿠버 다이빙 여행지로 꼽히며 필리핀으로 향하는 해양 레포츠족이 늘고 있다.
나아가 주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자신의 입맛에 맞는 주류를 찾아 떠나는 일명 ‘술슐랭 투어’도 각광받고 있다. 최근 국내 유명 편의점 모바일 앱에서 인기 검색어 상위권에 히비키, 야마자키 등 일본 위스키가 오를 정도로 일본 주류가 인기를 끌며 이를 구매하기 위한 일본 여행도 증가하고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올해도 성지투어나 해양 레포츠 투어, 술슐랭 투어 같이 취미 관련된 여행이 계속 인기를 끌면서 중단거리 노선의 견조한 수요를 이끌고 있다”며 “앞으로 취미 관련된 여행 트렌드가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