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쿠팡이 8분기 만에 적자전환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자체 브랜드(PB) 상품 검색 순위 조작 등 과징금 추정치 1억2100만 달러(1630억원)를 선반영한 영향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뉴욕증시 상장사인 쿠팡 모기업 쿠팡Inc는 2분기 2500만 달러(342억원·분기 평균환율 1370.44원 기준)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쿠팡은 작년 2분기 1억4764만 달러(194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었다.
쿠팡은 2분기 영업손실과 관련해 “한국 공정거래위원회가 부과한 과징금 추정치 1억2100만 달러 및 자회사(합작법인)인 명품 플랫폼 파페치의 영업손실 3100만 달러(424억원)가 주된 이유”라고 설명했다.
과징금 추정치는 이번 실적에서 판매관리비 부문에 선반영됐다.
만약 공정위 과징금 추정치와 파페치 손실을 제외한다면 이번 분기 지배주주 순이익은 1억2400만 달러(1699억원)이다.
쿠팡의 2분기 매출은 73억2300만 달러(10조357억원)로 작년 동기 대비 30% 증가해 분기 매출 10조원대를 처음 돌파했다.
자회사 파페치의 2분기 매출은 6304억원이며 이를 제외한 쿠팡 매출은 9조4053억원으로 23% 증가했다.
쿠팡의 2분기 당기순손실은 1438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2분기에는 190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었다.
쿠팡에서 2분기 3개월간 한 번 이상 구매한 활성고객 수는 2170만명으로 작년 동기 대비 12% 늘었다.
프로덕트 커머스(로켓배송·로켓프레시·로켓그로스·마켓플레이스) 부문 2분기 매출은 8조8132억원으로 18% 증가했다. 대만사업·쿠팡이츠·파페치 등 성장사업 부문의 2분기 매출은 1조2224억원으로 6배 이상 늘었다. 파페치를 제외한 성장세는 188%를 기록했다.
성장사업 부문 조정 에비타 손실(EBITDA·상각전 영업손실)은 2740억원이다.
쿠팡의 2분기 말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55억3600만 달러(7조5867억원)로 작년 말 52억4300만 달러 대비 증가했다.
쿠팡 창업자 김범석 의장은 “고객이 계속해서 소비를 늘리고 있다”며 “미래 성장 기회가 무궁무진하고 아직도 개발되지 않은 부분이 상당하다. 전체 5600억달러 규모의 고도로 세분화된 커머스 시장에서 쿠팡의 점유율은 매우 낮고 여정의 초기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 최고의 리테일 고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다년간의 투자와 혁신에 힘입어 계속해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며 “최저 가격으로 뛰어난 고객 경험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성장과 수익성을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쿠팡은 이날부터 기존 유료회원 월회비를 4990원에서 7890원으로 58% 인상한다. 쿠팡의 와우 멤버십 요금은 월 2990원에서 4990원으로 오른 지 약 3년 만이다.
쿠팡의 유료 멤버십 요금 인상은 이미 예고된 것이지만 티몬·위메프의 정산 지연 사태 이후 기업회생(법정관리) 개시를 신청한 상황이라 업계는 요금 인상 후 소비자 반응을 예의주시 하고 있다.
티몬·위메프 사태가 쿠팡 멤버십 해지를 마음먹었던 사람들을 붙잡을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지만 티메프 사태의 여파가 크진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쿠팡의 3분기 실적에는 월회비 인상 및 티몬·위메프 사태 영향이 반영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