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대규모 정산 지연 사태를 일으킨 ‘티메프(티몬+위메프)’ 측이 자구계획안을 통해 미정산 파트너 약 10만명에게 소액 채권 우선 변제 방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채권자 협의회 측이 소액채권 변제보다 회사 조기 정상화를 주문하면서 티메프는 투자자 유치 확보에 주력할 전망이다.
서울회생법원 회생2부(법원장 안병욱)는 13일 회생절차 협의회를 열고 채권자협의회와 판매업체 비상대책위원회, 일부 판매업체 대리인, 정부기관 및 공공기관 등과 함께 자구계획안에 대해 살폈다.
두 회사가 전날 제시한 자구계획안에는 △정상화 방안 △소액 채권자 우선 변제 계획 △변제안 △자율 구조조정 절차 진행 계획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티메프 측은 미정산 파트너에게 공통으로 일정 금액(200만원가량)을 우선 변제해 티몬 4만명·위메프 6만명 등 10만명의 채권을 상환하겠다는 자구안을 법원에 제출했는데, 채권자들이 대체로 반대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류화현 위메프 대표는 “소액 채권자 우선 변제보다는 오히려 그 돈마저 투자해 정상화하라는 지적이 나와 이를 정정할 계획”이라며 “어떠한 방식이든 100% 변제를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두 대표는 자구안의 선행 조건인 투자자를 찾는 데 전력할 방침이다. 회사가 정상화하려면 각각 1000억원 규모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추산했다.
류화현 대표는 “이달 말까지 시한이 확보됐기 때문에 투자자를 계속 만나면서 투자의향서(LOI)나 투자확약서(LOC)를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류광진 티몬 대표는 “한번 만나고 두 번째 미팅하는 곳도 있어서 최대한 빨리 협의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구조조정펀드 등 외부 투자유치를 통해 빚을 갚고 회사를 3년 안에 정상화해 재매각하는 자구안과 관련해서는 “채권단은 수익 극대화가 중요하다고 했지만 3년 내 재매각 모델도 수긍해 주셨다”고 전했다.
류화현 대표 역시 자구안으로 제시한 정산 주기 단축에 대해 “당연히 그런 스탠더드(표준)로 가야 한다며 받아들여졌다”며 “앞으로 전자상거래는 다 그런 식으로 가야 하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경영 정상화 방안도 제시했다. 에스크로 계좌를 도입하고 결제 주기를 단축하는 등 정산시스템 개편에도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에스크로 제도는 판매자에게 지급할 판매대금을 플랫폼 회사를 거치지 않고 전자결제대행(PG)사에서 직접 또는 제3자에게 이체 후 판매자에게 지급하는 형태를 의미한다.
결제 주기에 대해선 ‘배송완료 후 1일’로 커머스업계에서 가장 빠른 정산일을 도입하겠다고 했다.
재판부는 다음 회생절차 협의회를 오는 30일 오후 3시에 열기로 했다. 향후 협의회를 거쳐 채무자인 티몬‧위메프가 채권자들과 합의점을 찾으면 ARS 프로그램에 따른 자율협약이 체결된다.
다만 양측이 협의하지 못할 경우 ARS 프로그램은 종료되고 법원이 강제로 진행하는 회생절차 개시 여부를 최종 결정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