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티메프 골든타임 3개월…인수자 확보에 '목숨' 달렸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김아령 기자
2024-08-05 17:59:55
30일 오후 국회 앞에서 티몬·위메프 정산지연 사태 피해자가 우산과 팻말을 들고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앞에서 티몬·위메프 정산지연 사태 피해자가 우산과 팻말을 들고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채권자 자율협약 골든타임 3개월’
 
대규모 정산 지연 사태를 일으킨 ‘티메프(티몬+위메프)’가 서울회생법원으로부터 자율구조조정지원(ARS) 프로그램을 승인 받으면서 협약 성공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법원이 티메프 측과 채권자들 간 협의를 위해 준 시간은 한 달이지만 필요에 따라 최대 3개월까지 연장 가능하다.
 
문제는 이 기간 동안 11만 채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느냐다. 일각에서는 티메프와 채권자들이 어떻게든 합의해 돌파구를 마련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티메프가 파산으로 갈 경우 채권단에게 갈 피해가 더욱 커지기 때문이다. 
 
티메프가 추진한다는 자구책이 채권자들의 동의를 얻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구 대표는 티메프를 ‘K-커머스’로 합병하고 대금을 받지 못한 판매자의 채권 일부를 이 회사의 CB(전환사채)로 전환해 주주로 참여시킬 계획이다. 
 
그러나 부도 위기에 몰린 판매자들이 이 안에 동의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할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티메프가 채권단과 합의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은 외부 자금을 수혈할 인수자 확보라고 입을 모으는 상황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 회생2부는 지난 2일 티메프가 신청한 ARS 프로그램을 승인했다. 류광진 티몬 대표이사와 류화현 위메프 대표가 비공개 심문에서 피해 복구를 위한 기회를 달라고 호소한 점이 받아들여진 것이다.
 
ARS는 회생절차 개시 결정에 앞서 채무자와 채권자들 사이에 자율적인 구조조정 협의가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법원이 지원하는 제도다. 분쟁을 신속하고 원만하게, 최소한의 비용으로 해결하려는 취지로 도입됐다.
 
법원은 회사 측과 채권자들 사이의 자율적인 협의를 위해 일단 내달 2일까지 한 달의 시간을 주기로 했다. 이 기간에 회생절차 진행은 보류된다. 필요에 따라 보류 기간은 1개월 단위로 최대 3개월까지 연장될 수 있다.
 
ARS 절차의 시작은 주요 채권자를 구성원으로 하는 채권자협의회 구성이다.
 
법원에 따르면 현재 채권자 수는 티몬 4만7000여명, 위메프는 6만3000여명으로 11만명에 달한다. 현재 두 회사의 채권과 자산 등은 동결된 상태다.
 
법원은 채권자 보호 방안을 먼저 논의하기 위해 오는 13일 정부·유관기관과 ‘회생절차협의회’를 열 계획이다.
 
향후 티메프가 채권단과 합의가 도출돼 자율협약이 체결된다면 법원이 강제하는 회생절차에서 벗어나게 된다. 그러나 협의가 어그러진다면 법원이 회생절차 개시 여부를 최종 판단하게 된다.
 
법원이 추후 회생절차 개시를 허가한다면 강제적인 회생계획안이 도출돼 실행된다. 기각하면 두 회사는 사실상 파산 절차를 밟게 된다.
 
ARS 프로그램이 일단 가동되지만 채권단 규모가 워낙 방대하고 이해관계가 얽혀있어 협의 과정에 적잖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회사가 파산할 경우 채권자들이 피해액의 일부라도 돌려받을 가능성이 희박해지는 만큼 ARS 프로그램 단계에서 어떻게든 합의의 돌파구를 마련하지 않겠느냐는 시각이 나온다. 
 
구영배 큐텐 대표의 계획은 티메프를 K-커머스로 합병하고 대금을 받지 못한 판매자의 채권 일부를 이 회사의 CB(전환사채)로 전환해 주주로 참여시키는 것이다. 부도 위기에 몰린 판매자들이 이 안에 동의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구 대표가 실현 가능성이 낮은 합병안을 고집하는 이유는 채권단을 설득하는 모습을 보이면 향후 법적 책임을 감경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애당초 구 대표의 합병안은 ‘모면책’일뿐 실효성이 없는 대책이라고 평가하는 이유다. 
 
구 대표는 ARS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최대 3개월이란 기간 동안 사실상 인수자 확보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티메프의 최대 주주인 큐텐 주식을 감자해 보유 지분을 낮추고 새로운 인수자가 자금을 유입해 지분 100%를 보유한 최대 주주로 올라서는 방안이다. 앞서 이스타항공, 쌍용차 등이 이같은 방식으로 회생에 성공했다.
 
다만 ARS가 진행되는 기간 동안 별다른 소득이 없게 될 경우 티메프는 생존 갈림길에 설 전망이다. ARS 프로그램은 전체 채권단이 동의하는 것을 전제로 진행된다.
 
경찰청에 따르면 이날까지 접수된 티메프의 고소·진정은 총 12건이다. 소비자 관련 3건과 정산을 못받은 입점업체의 고소 2건, 상품권 관련 6건, 변호사들이 고소한 사기·횡령·배임 관련 1건 등이다.
 
검찰은 티메프 사태 전담수사팀을 꾸려 본격적인 수사에 나서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티메프 전담수사팀은 이날 오전부터 큐텐 테크놀로지, 티몬, 위메프, 사무실 등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관련 자료를 확보 중이다. 자금 추척 등을 위해 필요한 재무·회계 자료를 추가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0개의 댓글
0 / 300
댓글 더보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