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자기자본 기준 상위 10대 증권사(미래에셋·한국투자·NH투자·삼성·KB·하나·메리츠·신한투자·키움·대신)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총 3조682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3조175억원)보다 22.16% 오른 수치다.
상반기 증시 활황으로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이 증가한 영향이 컸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상반기 주식 결제대금은 243조7000억원으로 작년 상반기에 비해 31.4% 상승했다.
10대 증권사 상반기 실적 1위는 한국투자증권이 차지했다. 한국투자증권의 연결기준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7108억8700만원으로 지난해 동기(4310억원) 대비 64.9% 급등하며 사상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영업이익은 7752억원으로 같은 기간 73.5% 증가했다. 특히 1분기와 비교할 때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140.2%, 순이익은 102.5% 상승했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은 위탁매매 부문에서 전년 상반기 대비 18.1% 증가한 1745억원 수익을 냈다. 또 자산운용 부문에서 개인고객 금융상품 잔고가 지난해 말 53조원에서 상반기 63조원으로 17.2% 늘었다.
주식발행시장(ECM)·채권발행시장(DCM) 실적과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신규 거래가 증가해 IB 부문에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상반기 IB 부문 수익은 3325억원으로 1년 전(1971억원)에 비해 68.7% 급등했다.
한국투자증권이 상반기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배경은 김성환 대표의 IB 역량이 주효했다. 2004년 한국투자증권에 합류한 김 대표는 지난 2016년 IB그룹장을 역임했고 올 1월 취임해 IB 조직을 강화해 왔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변화하는 시장 정세에 맞춰 경쟁 우위를 공고히 하는데 주력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으로 삼성증권이 뒤를 이었다.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5110억원으로 26.4%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3.7% 상승한 6707억원으로 나타났다.
삼성증권은 특히 자산관리(WM) 서비스를 강화하면서 활약이 두드러졌다. 리테일 1억원 이상 고객 자산이 지난 1분기 313조9000억원에서 2분기 319조7000억원으로 확대됐고, 고객 수도 26만명에서 26만5000만명으로 증가했다.
앞서 삼성증권은 그리드위즈 기업공개(IPO) 주관, 지오영 인수, SK리츠 회사채 발행 등 IB 딜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인수 및 자문 수수료에서 지난 1분기보다 25% 상승한 963억원 수익을 내며 호실적을 뒷받침했다.
3위는 키움증권으로 상반기 기준 당기순이익은 4770억원, 영업이익은 6500억원으로 각각 12%, 14% 올랐다. 4위 NH투자증권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4227억원, 영업이익은 5457억원으로 집계됐다. 각각 15%, 16% 상승한 수치다.
그 외 증권사의 당기순이익은 △KB증권 3761억원(+50.7%) △미래에셋증권 3717억원(-2%) △메리츠증권 3699억원(+2.4%) △신한투자증권 2072억원(-14.4%) △하나증권 1312억원(+339%) △대신증권 1052억원(-14.5%) 순이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거래 대금이 늘면서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며 "하반기에는 금리 인하와 함께 기업가치 제고 계획도 속속히 나올 것으로 기대돼 연말까지 호실적 흐름이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태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가 인하를 거듭한다면 시장 금리는 더욱 크게 하락할 것이므로 증권에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라며 "증시도 급락 후 반등하고 있고, 증기 변동성 확대로 거래대금도 증가해 3분기 합산 지배주주순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성장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