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14일 발간한 ‘생산 인구 부족 극복을 위한 외국인 전문 인력 활용 확대 방안’은 언어 능력과 문화 이해도가 높은 유학생이 인력난을 겪고 있는 국내 기업에 효과적인 대안이라고 밝혔다. 즉시 투입이 가능해 고용 지속성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 유학생의 수요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무협이 실시한 ‘외국인 유학생 국내 기업 취업 의사 실태조사’에서 응답자의 77.9%가 한국 기업에 취업할 의사를 밝히며 졸업 후 계획 1순위로 한국 기업 취업을 선택하겠다고 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약 60%의 유학생이 대기업‧선호 업종 취업을 고수하지 않는다고 답해 중견‧중소기업으로의 취업에 전향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국내 기업 역시 외국인 유학생 채용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무협이 실시한 무역업계 외국인 인력 활용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일반 외국인 근로자 채용 의사는 34.0%에 그친 반면 한국 대학을 졸업한 외국인 유학생 채용 의사는 51.3%였다.
이처럼 외국인 유학생 채용에 대한 공급과 수요가 존재하지만 현실에는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국내에 있는 외국인 유학생은 지난 10년 동안 꾸준히 증가해 지난 2022년 19만명을 기록했지만, 이 중 전문 인력 취업률은 6%에 불과했다.
보고서는 정보 불균형을 원인으로 꼽았다. 국내 기업들이 유학생 인력에 대한 정보 부족을 애로 사항으로 지적한 가운데 유학생들도 외국인을 채용하는 기업에 대한 취업 정보를 확인하기 어려운 점을 걸림돌로 꼽았다. 특히 대다수 기업은 취업 공고를 게재할 때 외국인 지원 가능 여부, 취업 비자 지원 여부 등을 명시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보고서는 외국인 유학생 활용 제고 방안으로 지방 상생형 산학 연계 취업 프로그램 운영, 유학생 취업 비자 요건 완화, 유학생 대상 종합 정보 체계 구축 등을 제안했다. 지방 기업과 대학이 협력해 공동 운영하는 산학 연계 프로그램을 만들고 기존 전문 인력 비자 외에 외국인 유학생을 위한 취업 비자를 신설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꽃별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우리나라와 유사하게 제조업 비중이 크고 고령화를 먼저 경험한 독일·일본은 적극적인 외국인 유치 정책을 펴고 있다”며 “유학생 활용이 사회적 비용과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외국 인력 정책이 될 수 있으므로 국민적인 인식 개선과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정주 여건 마련을 위한 종합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