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롯데그룹이 2025년 정기 임원 인사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오너 3세인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전무)의 승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 들어 신동빈 회장의 대외 활동 적극 동행하면서 신 전무의 차세대 경영자 입지와 존재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두고 경영 승계를 염두해 둔 행보로 풀이하는 가운데, 신 전무가 부사장으로 고속 승진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재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11월 말에서 늦어도 12월 초에 임원인사를 낼 전망이다. 롯데는 정기 임원인사를 특별한 일이 없으면 통상 매년 11월 마지막 주에 단행했다. 지난해에는 신동빈 회장의 부산 엑스포 유치 활동 등으로 늦어져 12월 초에 이뤄졌다.
이번에는 신동빈 회장이 이달 하와이에서 열리는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롯데 챔피언십에 호스트 자격으로 참석하는 만큼 임원인사를 행사 이후 단행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현재 롯데는 막바지 계열사 임원 평가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롯데그룹은 업황이 부진한 롯데면세점, 롯데케미칼에 이어 지주사인 롯데지주가 글로벌 경기침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비상 경영에 돌입한 만큼 쇄신에 방점을 찍은 인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다만 지난해 말 인사에서 계열사 대표이사 14명이 교체되는 등 인사 폭이 컸던 만큼 이번 인사 규모는 크지 않을 수 있다.
무엇보다 이번 정기 임원인사의 관전 포인트는 신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전무의 승진 여부다. 신 전무는 지난 2022년 한국 롯데케미칼 상무에 오른 지 1년 만인 이듬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전무로 초고속 승진했다. 올해도 롯데바이오로직스 사내이사에 이어 일본 롯데 지주사인 롯데홀딩스 사내이사에 선임됐다.
처음으로 롯데지주 주식도 매입하면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그룹의 핵심 사업인 롯데백화점, 롯데면세점 등의 행사에 홀로 참석하면서 발을 넓혀가고 있다. 때문에 해외 경영 활동을 확대하거나 그룹 내 다양한 계열사에서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 빠른 부사장 승진을 단행할 수 있다는 예상도 있다.
인사와 함께 조직개편 단행 여부도 주목된다. 앞서 신 회장은 2022년 정기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동시에 실시하면서 그룹의 주요 4개 사업군인 유통, 화학, 호텔, 식품에 HQ(헤드쿼터) 체제를 도입했다.
HQ 체제는 기존 비즈니스유닛(BU) 체제와 비교해 실행력이 강화된 조직 체계다. 각 사업군을 이끄는 총괄대표가 사업군에 포함된 계열사들의 재무와 인사 기능을 일부 이끌 수 있도록 했다.
다만 호텔군HQ의 경우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았다. 호텔군HQ를 중심으로 호텔롯데·롯데쇼핑·롯데물산의 자산 재배치를 위한 회의체가 꾸려졌지만 중도에 무산됐다. 이후 이완신 전 대표가 총괄을 맡았지만 지난해 그가 사임하고 조직도 ESG·재무 기능만 남기고 해체됐다.
일각에선 호텔군HQ의 부활 얘기도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지만, 호텔롯데의 상장 재개 시점이 불투명해지면서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호텔롯데가 롯데그룹 중간 지주 역할을 맡고 있고 그룹 현안과 중장기 전략을 관리하는 역할도 함께 수행해온 만큼 올해 조직 개편에 이목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