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현학술원이 한국고등교육재단과 함께 26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 호텔에서 진행한 '한국고등교육재단 창립 50주년 미래인재 컨퍼런스'에서 나온 얘기다.
한국고등교육재단은 고(故)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이 세계 수준의 학자를 양성해 학문과 국가 발전에 기여하고자 1974년 설립한 비영리 공익법인이다. 재단의 창립 50주년을 기념해 기획된 컨퍼런스에선 최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강조하고 있는 AI를 주요 주제로 다뤘다.
먼저 '그랜드 퀘스트'를 중심으로 한국의 과학기술 발전 방법을 논의했다.
그랜드 퀘스트란 한국의 과학기술계와 산업계에 향후 10년 뒤를 내다보고 던지는 도전적 질문이다. 당장 명확한 답을 구할 수는 없지만, 미래 과학 발전을 위해서는 꼭 생각해 봐야 하는 부분들이다.
이날 그랜드 퀘스트 세션에서는 '일반 AI가 인간을 넘어서는 징후를 포착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과 함께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됐다.
천현득 서울대 과학학과 교수와 김건희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는 'AI가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시기를 예측할 방법론'을 제시하며 AI가 초래할 악영향에 대해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그러면서 모든 영역에서 AI가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 단계인 '초(超)AI'까지 발전이 야기할 문제로 인간의 '일자리 상실'과 '편견 재생산'을 꼽았다.
천현득 교수는 "미래 발전할 AI와 인간의 안정적인 공존을 위해서는 AI가 갖는 편향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AI는 현재 인터넷에 있는 정보들을 바탕으로 학습해 과거 편견들이 확대·재생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AI의 발전이 야기할 문제와 함께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시기를 예측하는 것의 중요성과 방법론도 설명했다. 김건희 교수는 "AI를 길들여야 인간과 공존할 수 있다"며 '인간의 피드백 시스템'을 초AI 시기를 예측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으로 내놨다.
여기서 인간 피드백 시스템이란 정확한 원칙을 입력하고 피드백을 통해 강화한 학습 기술이다. 두 교수는 AI 개발자가 AI의 발전 속도에 계속해서 관심을 가져야 하며 AI가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고 있다는 징후를 포착하기 위한 다학제적 합의와 기술 개발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선 바람직한 인재상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들이 말하는 인재의 공통점은 '가치관'이다.
최태원 이사장은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고 현재 자신이 어떤 상황에 있는지 정확히 알고 목표를 가진 사람이 필요하다"며 "이러한 이유로 명확한 본인의 가치관을 가진 사람이 좋은 인재라고 생각한다. 또 바른 가치관을 위해 공감 능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전했다.
이진형 교수도 가치관 성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현재 교육에 가장 필요한 점은 '가치관'"이라며 "정답이 없다면 기본기에 충실해야 한다. 기술을 만드는 주체나 사용하는 사람 모두 명확한 가치관이 마련돼야 하며 확고한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면 문제에도 흔들리지 않고 노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끈기'를 중요한 인재 요소로 내놓기도 했다.
이대열 교수는 "과거 인재들을 생각하면 끈기가 있었는데 요즘 젊은이들은 끈기에서 부족함이 있는 것 같다"며 "끈기를 키워 어려움 앞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노력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최 이사장은 "이제는 획일화된 교육제도가 아닌 맞춤형 교육제도가 필요하다"며 "육성기관이 만든 프로그램에 따라오게 하는 것이 아닌 육성될 인재가 요구로 하는 부분을 재단이 따라가겠다"며 인재 교육의 변화 필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