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내년 1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경제환경 변화 대응을 위해 10일(현지시간) 미국상공회의소(미상의)와 공동으로 '제35차 한미재계회의 총회'를 개최했다.
한경협이 주관하는 이번 한미재계회의는 미 대선이 치뤄진 후 처음 진행되는 한미 행사로 의미를 더했다. 이에 한경협은 회장단 일부와 4대 그룹을 포함해 역대 최대 규모의 민간사절단을 파견했다.
류진 한경협 회장이 개회사를 통해 행사 시작을 알렸다. 류 회장은 "그간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들은 비즈니스 환경에 다양한 변화를 예고했다"며 "이 변화의 파도를 넘어서며 양국 경제계가 더욱 긴밀한 협력을 통해 새로운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류 회장은 한국이 그간 해온 노력에 대해서도 적극 설명했다.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한국 기업은 트럼프 1기 정부 출범 후 지난 7년간 1430억 달러(약 204조6330억원)의 대규모 대미 투자를 통해 미국 내 질 좋은 일자리 창출과 기술 혁신에 기여해 온 점을 적극 설명했다.
또 트럼프 당선인이 강조하는 소형모듈원자로(SMR)와 조선 방위산업 등은 한국 기업이 세계적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면서 양국의 적극적인 산업 협력 방안 모색을 주문했다.
에반 그린버그 미한재계회의 위원장은 환영사를 통해 "2019년 이후 처음으로 미국에서 개최된 한미재계회의 총회에 참여한 한국 사절단을 매우 환영한다"며 "한국은 미국의 중요한 동맹국이자 파트너이며, 강력하고 미래 지향적인 한미 관계의 중심에는 바로 양국 간 경제인이 자리 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개회사와 환영사를 주고 받은 두 국가는 첨단기술, 바이오 등 주요 산업 협력과 관련해 논의했다.
첨단산업 세션에서는 한미 양국 방위산업 협력 방안을 주제로 마이클 스미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미국법인 대표의 발표와 SK그룹의 대미 투자 현황 및 한미반도체 협력 방안에 대한 폴 들라니 SK아메리카 부사장의 발표가 진행됐다.
이어 바이오 세션 패널토론에서는 한미 바이오산업 협력 강화 방안을 주제로 고윤주 LG화학 최고지속가능전략책임자(CSSO)와 김호원 종근당 법인장이 참여했다.
미국 현직 의회 상원의원이 참여하는 대담도 주목 받았다. 그린버그 위원장은 '미 의회가 보는 한미 관계'를 주제로 미 상원의원과 대담을 통해 양국의 경제협력과 미래 지향적 관계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아울러 공동성명서 승인도 진행했다.
한미재계회의 참석 기업인들은 총회 폐회식에서 공동성명서 승인을 통해 양국 경제계의 입장을 교환했다. 한미FTA가 양국의 무역 및 투자의 기하급수적 증가, 상호 이익 증진의 뼈대가 됐음을 확인하고 한미FTA에 기반한 무역통상체제와 친시장적인 비즈니스 환경을 조성해 줄 것을 촉구했다.
또 한국기업의 미국 내 생산, 고용 및 기술 혁신의 안정성을 보장하고 양국의 기업 투자가 호혜적이며 예측가능한 환경이 되도록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해 줄 것을 요구했다.
마지막으로 두 국가의 기업인들은 SMR을 포함한 원자력 산업 및 조선업과 같은 양자 협력이 유망한 주요 분야에서 투자공급망 협력을 촉진하고 전문직 비자 등 제도 개선을 통해 양국 간 인력 교류를 활성화할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김봉만 한경협 국제본부장은 "트럼프 2기 출범 대비 한미 경제협력의 중요성과 미국 경제에 대한 한국 기업들의 기여도를 미국 의회 및 정부 측에 널리 알리고 이해시킬 필요가 있다"며 "이런 차원에서 한경협은 우리 기업과 한국경제의 불이익을 최소화하고 미국과의 비즈니스 협력 기회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최선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