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는 1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두 번째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프로그램을 공시했다. LG전자가 자기주식을 소각하는 것은 이번이 창사 이래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각 물량은 LG전자가 보유한 자기주식 약 76만1000주다. 지난 6월 말 기준 LG전자가 보유한 자기주식(보통주)이 약 76만3000주임을 감안하면 사실상 보유한 자사주 전량을 소각하는 것이다. 이는 LG전자 전체 발행주식수의 약 0.5% 수준으로 이날 종가(8만6800원) 기준 약 661억원 규모다.
LG전자는 "자사주 소각으로 전체 발행 주식 수가 감소하면 주당순이익(EPS)과 주당순자산(BPS) 상승해 주주가치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EPS는 기업이 주식 한 주당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익을 창출했는지 보여주는 핵심 지표다. 기업의 순자산(자산에서 부채를 뺀 금액)을 발행된 보통주 수로 나눈 값으로, 주식 한 주당 얼마나 많은 순자산이 뒷받침되고 있는지를 나타낸다. 주로 기업의 재무 건전성을 평가하거나 주식의 내재 가치를 분석할 사용된다.
앞서 LG전자는 지난 10월 공개한 1차 밸류업 계획에서 오는 2027년까지 자기자본이익률(ROE) 10% 달성, 연결 기준 배당 성향 25%, 반기 배당 실시, 연 1만원 최소배당금 설정 등을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로부터 진정성이 없다는 비판을 받았었다.
당시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지난 10월 ‘밸류업 이해 못하는 LG전자 밸류업 계획 D등급’에서 “해당 계획은 밸류업 핵심인 주주의 요구수익률인 자본 비용에 대한 인식이 전혀 없고 자본 배치에 대한 프레임워크(틀)도 없다”며 “가장 쉬운 밸류업은 주가 기준 보통주의 2분의 1 수준인 8000억원 규모의 우선주를 매입·소각하는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에 따라 기존에 성장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를 추진했던 LG전자가 직접적인 주주환원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첫 번째 밸류업 프로그램보다 구체화인 계획을 추가한 것이 특징이다.
LG전자는 "추가 주주환원 계획을 지속 검토하고, 이후 정해지는 내용은 결정 즉시 시장과 소통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