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업계에 따르면 DL이앤씨는 지난해 8월 박상신 대표가 취임한 이후 기존에 수주했던 사업의 사업성을 전면 재검토하고 있다. 부동산 경기가 어려워지자 기존 사업의 비용을 다시 꼼꼼히 따져보기 위해서다.
올해 신년사에서도 박 대표는 "올해 사업 추진시 현금흐름을 의사결정 지표로 삼고 위험 관리 역량과 매뉴얼 기반의 차별화한 경쟁력을 확보해달라"고 임직원에게 당부했다. 건설업의 위기는 현금 유동성 악화에서 시작되고 손실을 막지 못하면 버티지 못하는 상황에 이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아울러 ‘무위험(Risk Free)’ 수익성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며 모든 사업이 매뉴얼에 따라 수행되는 경쟁력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박 대표는 “위험 관리 경쟁력을 바탕으로 ‘돈이 되는 사업'을 구분해 낼 수 있어야 한다”며 “과거의 성공 사례와 실패 사례를 분석하고 이를 매뉴얼화해 전 임직원이 따르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장동현 부회장과 김형근 사장은 “반도체 설비 구축, 반도체 제조 소재, 가스공급, 메모리 재활용 등 차별화된 반도체 종합 서비스 역량을 공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하이테크 산업 진출과 함께 환경·에너지 사업 확장도 주목된다. 장 부회장과 김 사장은 “글로벌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한 생태계 조성을 통해 밸류체인 확장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대체 불가한 가치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포스코이앤씨는 해상풍력 등 친환경 에너지 사업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았다. 그룹의 철강 제조 기술력과 건설 시공 능력을 결합해 해상풍력 시장에서의 경쟁우위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포스코이앤씨는 현재 전남 신안군에서 8.2GW 규모의 세계 최대 해상풍력단지 조성 사업에 참여하며 실질적인 경험을 쌓고 있다. 이 프로젝트에서 설계·조달·시공(EPC) 역량을 집중적으로 투입해 글로벌 해상풍력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진다는 계획이다.
조직을 통폐합하고 인력을 줄이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지난달 인사를 통해 전체 임원 규모를 15% 줄였는데 계열사인 포스코이앤씨의 임원 수도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4월부터는 임원 임금의 10~15%를 자진반납하고 회의비를 30% 감축했다. 직원들도 경영 위기 극복에 동참하는 차원에서 임금 조정을 회사에 위임하고 연차 소진을 통해 경비 절감에 나섰다.
대우건설은 ‘안전관리 최우선’과 ‘내실 경영’에 초점을 맞췄다.
김보현 대우건설 대표는 “불필요하거나 긴급하지 않은 비용은 최대한 줄이도록 노력해 지금의 이 위기부터 극복하자”고 강조했다.
GS건설도 내실 강화에 무게를 뒀다.
허윤홍 GS건설 대표는 성과를 강조하기보다는 현재의 위기를 강조하고 수행 역량에 초점을 맞췄다. 올해 경영방침으로 기반 사업 강화, 자이(xi) 리브랜딩, 미래지향적 신규 사업 발굴, 디지털 마인드셋 내재화 등을 정했다.
허 대표는 “올해는 엄격한 품질 관리와 수행 역량을 강화해 내실을 다지고, 브랜드 가치 제고를 위한 신뢰 회복에 주력하겠다”며 “아울러 ‘선택과 집중’을 통해 중장기 사업의 기반을 다지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혔다.
이 밖에 박현철 롯데건설 부회장은 “불필요한 업무를 제거하고 부서와 현장 단위의 실질적인 업무 프로세스 혁신으로 경영 효율성을 극대화하겠다”며 회사의 경영 효율성 제고와 체질 개선에 방점을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