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이 지난해 MTS 사용자 수 1위를 수성하면서 리테일 강자임을 또다시 입증한 가운데 미래에셋·삼성·KB증권이 간발의 차를 보이며 맹추격했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유가증권시장의 거래대금은 연초 대비 44.8%(9조6282억원→5조3155억원), 46.2%(9조164억원→4조8469억원) 감소했다. 반면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미국주식 결제금액은 같은 기간 147.2%(267억6994만 달러→661억7786만 달러)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해외주식 거래가 증가하면서 증권사 간 MTS 경쟁도 치열했다.
데이터플랫폼 모바일인덱스의 국내 10대(자기자본 기준) 증권사 대표 MTS 안드로이드 사용자 수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키움증권의 MTS '영웅문S#'이 월 평균 178만명으로 1위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삼성증권 MTS 'mPOP'이 172만명으로 2위를 기록했다.
이어 △미래에셋증권 'M-STOCK' 169만명 △KB증권 'M-able' 167만명 △한국투자증권 '한투' 128만명 △NH투자증권 '나무증권' 123만명 △신한투자증권 '신한 SOL증권' 86만명 △하나증권 '원큐프로' 35만명 △대신증권 대신 CYBOS Touch 28만명 △메리츠 'SMART' 3.1만명 순이었다.
특히 근소한 차이로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KB증권, 키움증권은 치열한 순위권 다툼이 이어졌다.
상반기 KB증권은 선두를 차지하며 상승세를 보였다. KB증권은 작년 4월 사용자 수 193만명을 경신하며 연간 가장 높은 MTS 사용자를 기록했다. 다만 6월부터 이용자 수가 165만명으로 떨어졌고 12월에는 140만명까지 하락하며 부진한 모습이었다.
키움증권은 일 년 중 여덟 달 선두를 지키며 리테일 강자임을 입증했다. 그 뒤를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맹추격하며 2~3위의 박빙 경쟁을 벌였다.
MTS 경쟁이 심화함에 따라 증권사들은 새로운 기능을 선보이면서 서학개미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
키움증권은 이달 3일 MTS에 '종목 스크리닝' 기능을 신설했다고 밝혔다. 종목 스크리닝 기능은 미국주식 전 종목 중 사용자가 원하는 조건에 해당하는 종목을 조회할 수 있는 서비스다. 미국주식의 시가총액, 주가등락률, 영업이익 등의 세부 조건을 지정해 맞춤형 검색이 가능하다.
NH투자증권은 지난 10일 또 다른 MTS인 'QV(큐브)'에 해외주식 및 업종 투자정보 콘텐츠를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해외기업의 실적 발표를 분석하고 투자 전략을 제시하는 '어닝 콜노트', 해외주식 투자자의 거래 종목을 다루는 '핵심쏙쏙', 특정 산업 섹터 및 기업 정보를 소개하는 'Hot 이슈' 등의 콘텐츠를 공개했다.
신한투자증권도 지난달 해외주식 뉴스 제공 서비스를 출시했다. 미국종목을 대상으로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가 제공하는 로이터뉴스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영문 번역과 요약도 지원한다.
한편 국내 증시 부진으로 하반기 들어 이용자 수가 전체적으로 감소했지만 유일하게 상승한 곳이 있다. 바로 메리츠증권이다. 특히 메리츠증권의 MTS 사용자 수는 작년 1월 2만5000명에서 12월 5만7000명까지 오르며 2배가 성장세를 보여줬다.
메리츠증권이 두각을 나타낸 것은 거래 수수료 전면 무료 정책이 한몫했다. 메리츠증권은 오는 2026년까지 'Super365' 계좌 보유 고객을 대상으로 국내·미국 주식 수수료와 달러 환전 수수료를 전면 무료화했다.
신규 고객은 MTS에서 계좌개설 후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새내기 투자자 유입이 큰 폭으로 늘었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Super365가 국내·미국 주식을 '완전 제로 수수료'로 거래할 수 있는 업계 유일한 계좌라는 점이 알려지며 자산 유입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 증시 부진과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작년 해외주식 수요는 급격히 늘었다"며 "고객의 편의성과 접근성을 개선하고자 올해도 각 사는 MTS 개편에 주력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